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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을 찾아서/창문저편의 무지개

배틀스타 갤럭티카

by 윙혼 2012. 11. 22.




나는 환타지를 좋아한다. 현실을 말하기 어렵거나 애매한 부분을 가상의 배경에서 가상의 사건들을 통해 현실보다 더 현실

적으로 이야기들을 풀어나가는 작품들을 보면서 희열을 느끼기 때문이다. 요즘은 워낙 사람들의 멘탈이 좋아져서인지 직접 

때리거나 비유도 직설적인 편이지만 내가 판타지를 처음 접했던 고등학교 시절만 하더라도 그런 문화는 거리가 있었다.



SF의 F는 환타지의 F는 아니지만 가상의 배경을 전제로 하는 것이 환타지와 비슷하다. 명작으로 꼽히는 SF물을 보면 배경은 

미래지만 주제는 현실의 문제점을 비유적으로 말해주는 작품이 많다. 하지만 배갤은 기존의 명품취급 받는 SF와는 조금 다르다.

기존의 명품대우를 받는 SF들이 현실의 문제점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어가며 공감을 얻었다면 배갤은 역사책처럼 가상의 배경

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냥 쭉 나열한다.



열악한 상황에서 인간들은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행동할 것인지 그리고 그것들이 정치적, 종교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어떠한 결과로 이어질 것인지를 서사시 형식으로 보여준다. 한국의 역사드라마를 보면 역사를 재현한 것임에도 무리한 전개로

현실감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오히려 가상의 배경에서 가상의 사건들로 풀어가는 이야기가 더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특히 잘 만들어진 미드에서 보여지는 캐릭터들이 시나리오를 이끌어가는 느낌이 마지막 까지 이어진 것이 매우 인상깊었다. 

한국이나 일본의 시나리오는 캐릭터들이 너무 일관성 있는 행동을 하고 그것을 커버하기 위해 반전에 의존하면서 시나리오가

캐릭터를 끌고가는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몇몇 미드들은 그것을 뛰어넘는 전개를 보여준다. 로스트의 경우 여러명의

사회학 부전공이상 시나리오 작가들이 참여해서 캐릭터들의 행동을 상의하며 시나리오를 작성했다고 한다. 배갤도 그런 식으로

시나리오를 만들었을듯 하다. 이런식으로 시나리오 만들 수 있는 나라는 미국 뿐일듯.



덧붙여서 개그 캐릭터 몇개 집어넣고 중간중간 분위기 전환할때 뻘짓하면서 시간 좀 끄는 신을 넣을 법도 한데 그러기 보다

메인 시나리오와 관련이 없는 에피소드 몇편을 추가해서 분량을 늘리는 방법을 선택했다. 메인 시나리오와 연관은 없지만 

모두 튼튼한 전개로 작품 전체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은 점이 놀라웠다. 이런 것들이 모이고 모여서 희대의 명품 드라마를

탄생시키고야 말았다.



수많은 양덕들이 찬양할만 했다. 여지껏 본 드라마 중 최고의 드라마이며 앞으로도 이것을 뛰어넘는 드라마는 장르 불문하고 

없을듯 하다.






끝으로 배갤에서 가장 멋진 캐릭터 사울 타이. 종종 술에 너무 의존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는 진정한 싸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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