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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을 찾아서/창문저편의 무지개

대변동 위기, 선택, 변화

by 윙혼 2020. 5. 23.

 

 

사실 총균쇠라는 책은 남들이 본다고 해서 읽었어. 흥미로운 내용이었지만 옛날이야기라는 느낌이었고 문명의 발전 요인에 대한 시각이 넓어졌다는 자기만족 정도만 느낀 것 같아. 그래도 재레드 다이아몬드라는 작가의 통찰력과 남다른 시각은 상당히 인상 깊었지. 시간이 흐르고 미중 갈등, 코로나의 여파로 국제정세가 시끄러운 상황에서 재레드 다이아몬드가 쓴 국가의 위기와 극복에 대한 책이 있다는 말을 들었어

그의 통찰력과 남다른 시각을 통해 이 시국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생각해서 덜컥 구입했지.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면 1장을 읽으면서 크게 실망했어. 국가의 위기를 설명하는데 개인과 국가를 동일시하는 부분에 엄청난 내용과 정성을 들이는 거야. 생각했던 내용과 달라서 지루하게 느껴졌고 뭔가 속은 느낌이 들었어. 그래도 꾹 참고 보는데 2장부터 신세계가 펼쳐지는 거야

저자는 세계적인 문화인류학자이자 문명연구가이고 나는 총균쇠만 읽었지만 그 후에 나온 다른 책들도 상당히 평이 좋았다 들었어. 그런 저자가 수많은 논문을 읽고 정리해서 자신의 설명을 덧붙인 책인데 일반인인 내가 봐도 무리 없이 이해할 정도로 쉽고 간결하고 친절하게 정리해 놓았어. 읽다 보니 확실히 글을 잘 쓰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지. 이렇게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왜 1장에서 급격하게 흥미가 떨어지는 내용에 많은 분량을 할애했는지 궁금했는데 그것도 읽다 보니 이해가 갔어

개인과 국가가 위기에 처하면 위기를 인식하고 해법을 찾는 과정을 거쳐. 개인은 혼자서 위기를 인식하고 해법을 찾으면 되지만 국가는 지도자와 구성원들의 협의를 거쳐야 하지. 이 과정에서 반대파와 타협을 하거나 숙청을 하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되지. 타협으로 위기를 극복한 국가도 있었지만 숙청하는 것으로 위기를 극복한 국가도 있었어. 숙청으로 위기를 극복했어도 결국 국론을 모으기 위해 협의점에 도달하는 내용들이 나오는데 상당히 씁쓸한 내용들이었지

지도자에 대한 견해도 상당히 흥미로웠어. 국가에는 지도자가 있다는 것이 개인과 큰 차이잖아. 그런데 지도자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생각할 여지만 남기고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어. 한국의 경우 구성원들의 의견에 반대하면서 국가의 발전을 견인한 지도자들이 있기 때문에 지도자의 영향이 크다 생각하는 편이지만 세계적인 학자들은 의견이 갈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그 외에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이야. 동북아의 균형을 잡아주던 미국이 고립주의로 선회하면 한국은 강대한 중국, 러시아, 일본에 둘러싸이게 되는데 같은 자유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일본과 손을 잡고 중국, 러시아와 적대하지 않는 외교를 추진해야 한다 생각하거든. 그런데 지금의 한국인들은 일본에는 적대적이고 중국에는 굴종적이지. 적대하지 않는 것과 굴종하는 것은 엄연히 달라

왜곡된 과거사에 얽매여 있고 국제정세를 읽지 못하고 있고 국론은 분열되어 서로를 증오하고 있지. 신자유주의 물결 속에서 엄청난 수혜를 보고 있었지만 미국이 고립주의로 가게 되면 그것도 불투명해지지. 이렇게 많은 위기 요인들을 인지하고 있는 한국인들은 극소수에 불과할 거야. 이 책은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하고 지금의 한국인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인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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