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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을 찾아서/창문저편의 무지개

PSYCHO-PASS

by 윙혼 2019. 7. 31.

 

 

 

 

일본 에니에 대해서 관심을 끊은 지 상당히 된 것 같아. 중2병 아니면 경쾌하고 발랄한 내용으로 나오는 것이 대부분인데 공장에서 찍어낸 것 마냥 봐도 밋밋한 것들이 대부분이라 질린 지 오래지. 에니를 대신해서 즐겨보던 미드도 도입부에 떡밥을 열심히 풀고 스토리 질질 끄는 것의 반복이라 질리고 그래서 밝고 경쾌한 내용의 에니만 가끔 보고 있었어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IG프로덕션에서 나왔던 'PSYCHO-PASS'라는 작품이 있더라. 평을 보니까 공각기동대 느낌도 나고 괜찮다는 말이 많았어. 좋아하는 제작사기도 하고 공각기동대를 정말 재미있게 봤기 때문에 나쁘지는 않겠다는 생각으로 봤는데 스토리, 연출, 음악 모두 상당한 작품이었어. 캐릭터들이 말을 할 때 입과 소리가 따로 노는 것은 엄청난 문제지만 이런 엄청난 문제를 장점들이 씹어 먹어

SF 장르이면서 철학적인 에니라는 공통점 때문에 공각기동대와 비교할 수밖에 없는데 공각기동대는 '프로그램된 인공지능을 영혼이라 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으로 시작한다면 PSYCHO-PASS는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으로 시작한다고 볼 수 있어. 두 작품 모두 하나의 큰 질문을 가지고 파생되는 많은 질문을 던지며 생각할 여지를 남겨. 또한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생활을 풍족하게 하지만 기술이 인간을 길들여 인간이 스스로의 본질을 망각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담아내고 있어

가장 큰 차이라면 공각기동대는 감정이입을 자제하며 논리를 펼치는데 중점을 둔다면 PSYCHO-PASS는 주인공인 츠네모리 아카네의 감정을 시청자가 이입하도록 유도하는 성향이 강해. 그러면서 법과 시스템이 불합리하게 느껴지더라도 그것을 지키는 것이 정의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던지고 있어. 물론 법과 시스템을 따르는 것만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합법적인 틀 내에서 부조리한 부분을 수정하려는 노력의 필요성도 강하게 주장하고 있어

'악법도 법이다', '악법은 수정되어야 한다'는 모순을 주인공인 츠네모리 아카네의 감정적이지만 논리적인 시각과 시빌라 시스템의 냉철한 시각으로 풀어내고 서로의 의견을 나누며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재미있어. 막강한 권력인 시빌라 시스템이 주장하는 다수를 위한 정의에 츠네모리 아카네가 승복하지만 그로 인한 부조리를 무시하게 된다면 결국 시스템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 반박하며 서로가 협력하여 시스템을 보완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어

시빌라 시스템을 혐오하지만 필요성 또한 인정하기에 시빌라 시스템을 수호하고 협력하며 보완하는 주인공의 고뇌를 격정적으로 그린 작품 PSYCHO-PASS. 시즌1은 세계관에 대한 설명이고 시즌2가 본편이라면 극장판은 사족 같은 느낌. 공각기동대 스리즈와 비교해도 손색없을 철학적 내용을 담고 있으니 공각기동대를 좋아한다면 보고 후회는 없으리라 확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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