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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을 찾아서/창문저편의 무지개

도로로

by 윙혼 2019. 6. 25.

 

 

60년대 에니를 현대에 맞게 리메이크한 작품이고 초반, 중반 결말 직전까지 힘차게 이야기를 끌고 갔지만 결말 부분에서 힘이 빠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어. 주제가 무겁기도 하고 24편으로 끝을 맺기에는 어려운 내용이었다고 생각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이끌어가던 이야기를 흐지부지 끝내는 것은 요즘 일본 에니의 공통적인 분위기인 것 같아 아쉬워

그런데 이 작품에서 강한 반미 성향의 메시지가 느껴져. 이 작품만 보면 애매한데 도로로를 만든 MAPPA에서 전에 만들었던 잔향의 테러라는 작품을 보고 이 작품을 보면 확실한 것 같아. 반전에 대한 메시지는 예전부터 단골 소재였지만 반미는 종전 이후 잠시 그런 작품들이 있었다고 듣긴 했었어. 그런데 지금처럼 대놓고 투자를 받아서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건 처음인 것 같아

잠시 태평양 전쟁을 돌이켜보자면 영국과 미국이 중국에 진출하려던 일본에게 석유수출 금지를 들먹이며 중국에 진출하는 것을 경고했고 경제가 어렵던 일본은 그대로 주저 앉느냐 정면돌파하느냐의 기로에서 전쟁을 택한 것이 태평양 전쟁이야. 국제정세가 약육강식이었고 일본은 근대화했지만 전통적인 상무정신으로 인하여 인권 개념이 미약했고 그로 인하여 많은 과오를 저지르게 되었어

그리고 미국은 국내 정치의 문제로 일본에서 많은 민간인 희생자가 나는 것을 알면서도 두방의 원자폭탄을 터트려 전쟁을 끝내게 된거야. 태평양 전쟁 과정에서 일본의 잘못이 있지만 당시 일본인들이 가지고 있던 정신세계를 서구권 국가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은 논의할 가치가 있다 생각해. 물론 그렇다고 일본이 저지른 전쟁범죄가 무죄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 참작할 여지가 있다는 이야기일 뿐이야

하지만 태평양 전쟁에 대해서 일본이 마음먹고 미국을 걸고 넘어지면 서로가 진흙탕에서 뒹굴며 난타전을 벌이는 것은 가능하다 생각해. 일본 입장에서는 많은 민간인 희생자가 나오는 것을 알면서도 원자폭탄을 쓴 것이 최선이었는지 아쉬울 것이고 미국 입장에서는 오키나와에서 있었던 민간인 방패 전술을 보며 민간인을 방패로 쓰며 저항하는 일본에게 대항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주장을 할 수도 있으리라 생각해

일본은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질서 속에서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고 두 나라는 과거는 잊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국제사회에서 손을 잡고 큰 기여를 하고 있어. 서로의 이익에 부합하기에 그러는 것이기도 하지만 국제사회를 위해서도 상당히 긍정적인 일이라 생각하고 한미일 삼각동맹을 유지는 한국 입장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요소야. 그런데 잔향의 테러, 도로로를 보면 미국을 우방이 아닌 배일에 가려진 악의 세력으로 그리고 있어

일본이 갑자기 이런 작품에 투자하는 것은 일본 내부에서 기존과 다른 움직임을 의미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어. 장기적으로 보면 언젠가는 터질거라 생각했던 일이지만 미국이 고립주의로 가는 이 시점에 일본에서 저런 메시지를 대중들에게 던지는 것은 우연은 아니라 생각해. 정치병에 걸리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연속으로 만든 작품에서 강한 메시지가 느껴지는데 그냥 넘기기가 찝찝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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