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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을 찾아서/창밖의 달빛

오목눈이를 보내며

by 윙혼 2019. 7. 13.

 

엄밀히 말하자면 붉은머리 오목눈이는 오목눈이와는 다른 분류군에 속한다고 해. 이전에는 붉은머리 오목눈이과라는 독자적인 분류군을 형성했으나 현재는 흰턱딱새과에 통합되었으니 뱁새라 부르는 것이 맞는 것 같아. 어릴 적 병아리를 키운 이후 일주일 정도 조류를 키우게 되었어. 어렸을 때에 비해서 성숙해졌고 다른 동물들을 키우다 보니 경험도 있고 포유류, 어류와 비교할 안목도 조금 생기다 보니 그때와는 상당히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게 됐어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교감을 원한다면 개나 고양이를 키우고 번식의 기쁨을 원한다면 난태생 어종을 키우는 것이 나은 것 같아. 애완조의 교감은 개나 고양이와 느끼는 교감과는 조금 다른 개념인 것 같아. 지능이 높은 앵무새는 모르겠지만 자주 보고 만져주고 밥 줘서 좋고 금세 잊어버리는 애완조는 개나 고양이에게 느낄 수 있는 교감과는 다르다 생각해

번식에 대해서도 알아봤는데 십자매의 경우 환경에 갖춰지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번식하고 근친교배에 대한 문제가 생긴다고 해. 난태생 어종의 경우 번식의 주기도 짧고 방치하면 자기들 끼리 체계를 만들어서 놔두면 편한데 애완조는 그렇게 하기에는 주인과의 교감이 있기 때문에 그런 걸 보고 있기 힘든 것 같아. 번식하기 시작하면 커뮤니티를 통해 분양하는 것도 큰 일인 것 같았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완조, 특히 소형 애완조는 키울 가치가 있어. 아주 작은 생명체가 손 위에서 먹이를 받아 먹고 몸을 비비며 애정 표현하는 모습은 개나 고양이에게 느낄 수 있는 보호본능과 다른 무언가가 있어. 물론 개나 고양이도 어릴 때는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지만 크기의 차이로 인해 애완조에게서는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어. 세계적으로 소형 관상조에 열광하는 가장 큰 이유가 이것이라 생각해

하지만 한국에서 애완조를 키우는 사람이 적은 이유가 뭘까? 일단 새들은 똥을 가리지 못해. 지능이 높은 앵무새도 배변훈련은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어. 결국 새장의 바닥에 똥이 쌓이게 되는데 새들의 활동공간과 바닥의 거리가 짧으면 마른 똥이 새들의 날개짓에 날려서 흩어져. 잠시 키워 봤지만 높이가 높은 새장이 절실했어. 그런데 아무리 높은 새장에서 키워도 똥이 쌓이는 것은 어쩔 수 없지

그래서 환기가 잘 되는 곳에서 키워야 하는데 한국은 추운 겨울 때문에 건물들이 단열에 대한 신경은 쓰지만 황사, 미새먼지로 인해 환기에 대해서는 소홀한 것 같아. 높은 인구밀도로 인해 거주공간도 좁고 이것 역시 환기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지. 결국 애완조를 키우려면 환기가 잘 되는 구조에 이웃들 눈치 안 보고 창문을 열 수 있는 환경에서 살아야 하는데 한국은 그게 힘들어

애완조들의 품종을 보면 더운 지방에서 살던 종이 개량된 것이 많은데 더운 지역의 거주공간이 높은 천장과 환기를 중시하기 때문에 애완조를 키우는 것도 용이해서 그런것 같아. 일본만 해도 오래전부터 각종 애완동물을 개량해 왔지만 애완조는 다른 것들에 비해 비교적 덜 발전한 것을 보면 한국과 일본은 애완조를 키우기 좋은 환경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것 같아

뭐 어쨌든 짧은 기간이었지만 뱁새를 임시보호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입양 간 곳에서 짝을 찾아 행복하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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