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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을 찾아서/이름없는 별 하나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서태지

by 윙혼 2013. 2. 23.




한국의 문화대통령이라 불리며 절대적인 대중의 지지를 받아오던 서태지. 그에 대한 환상이 남아있을 당시 인터넷에 악플이라도 뜨면 대대적인 반론이 달렷지만  이지아와 비밀결혼 후 이혼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어느정도 안티들이 양성화 된듯 하다. 그런데 오히려 대중들의 서태지에 대한 환상이 깨진 지금 서태지를 돌이켜 보면 그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알수 있다고 주장한다면 이상하려나?



서태지는 이상주의자일까? 뜬금없는 질문이다. 학벌에 대해서 폐쇄적이던 90년대 대중문화의 틀을 뒤흔든 서태지가 고등학교 중퇴의 학벌인 것은 상당히 큰 이슈였다. 당시 어렸던 그가 쓴 자퇴서는 지금봐도 상당히 멋진 글이다. 고교 중퇴자들은 고교졸업자들 보다 열악한 시작일 수 밖에 없음에도 누구보다 큰 성공을 거둔 고교 중퇴생에 세상은 열광했다. 노래 가사들도 당시 대중음악의 한계던 사랑타령에서 벗어나 이상과 사회불만에 대한 것들 이였다. (그 이전부터 언더음악은 사회불만을 노래했지만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못했다. 비주류던 언더음악을 대중들에게 알려서 대중음악의 폭을 넓힌 것 또한 서태지의 공이다. 오버나 폄하 하지말고 있는 그대로 보자.)



다른 사람들이 아무리 멋진 글을 남기며 자퇴를 한들 중2병이라는 비아냥을 들었을 태지만 성공과 더불어 한국의 대중문화에 한획을 그은 업적을 남긴 사람이 한 행동이라면? 비웃을래야 비웃을 수가 없다. 일단 그가 천편일률적인 공교육을 버리고 음악을 택한 당시의 행적을 보면 당시 서태지는 한사람의 이상주의자로 보여진다. 하지만 그가 이상주의자인 상태로 성공가도를 걸었을까?



서태지는 싱어송 라이터다. 작사, 작곡으로 한국의 대중문화를 선도하고 그 틀을 바꾼 사람이지만 지속적인 표절의혹에 시달려 왔다. 의혹은 의혹일 뿐 법적으로 소송을 당한적은 없었다. 서태지에 대한 환상을 가졌을 당시에는 무조건 옹호하던 사람들이 환상이 깨진 후에는 배신감 때문인지 비난하는 태도로 돌변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하지만 창작과 표절의 사이에서 법적으로는 창작을 한 것이다. 외국에서 유행하던 장르의 음악을 셈플을 이용해 표절은 애매하게 벗어난 창작으로 대중들을 휘어잡은 것이다.



서태지를 무조건 폄하하는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은 서태지 이전의 한국은 대중음악을 이렇게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때를 돌이켜 보자면 한국도 점차 대중음악 소비속도가 빨라지면서 표절이 이슈화 되고 있던 상황이였다. 특히 우리보다 대중문화는 발달했으면서 감성적으로 미국이나 유럽보다 비슷한 일본음악에 대한 표절이 많았던 시절이였다. 유행가의 순환주기는 점차 짧아지고 창작속도는 그것을 따라가기 버거운 상황에서 해답을 던진것이 서태지였다.



창작과 표절 사이에서 타협하여 창작품을 만들어내듯 서태지도 현실과 이상사이에서 적절한 답을 내놓았고 서태지가 내놓은 답은 한국 대중음악의 답이였던 것이다. '한국의 대중음악은 서태지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다. 단지 서태지의 시작이 이상주의적 이였을지 몰라도 성공하는 과정에서 현실과 많이 타협했고 그것 만큼 서태지에 대한 사람들의 환상과 현실에 대한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서태지에 대한 환상이 깨졌는가? 그것은 서태지를 싱어송 라이터로 국한하려 하기 때문이다. 만일 서태지를 아이돌 기획자로 놓고 본다면 어떨까? 자기 자신을 소제로 삼아 처음에는 대중적인 음악으로 팬층을 확보한 후 한국에 생소한 장르의 음악으로 선구자의 이미지를 대중에 각인시키고 신화로 남는다. 아마 아이돌 기획자였다면 가장 이상적인 성공사례일 것이다. 더 대단한 것은 서태지의 경우 그 소제까지 자신이였다는 점이다.



지금 아이돌 기획자로 활약하고 있는 양현석은 당시의 경험과 인지도로 한국에서 손꼽히는 사람이지만 정작 서태지를 아이돌 기획자로 보는 사람은 매우 적다. 아이돌 기획자로서의 서태지는 한국은 커녕 세계적으로 봐도 유례가 없는 레전드일듯 하다. 오히려 환상없이 서태지를 바라본다면 그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알게 될거다. 당시 한국 대중음악 발전이 뒤쳐졌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서태지를 비하하려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콜롬버스의 달걀'처럼 누구든 먼저 한 사람은 역사로 남는다.



그렇게 뒤쳐졌던 한국 대중음악이 지금처럼 발달한 것은 서태지가 한국 대중음악 시스템을 바꿧기 때문인 것을 아직도 모르겠는가? 환상을 깨고 있는 그대로를 보자. 뭐 그게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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