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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을 찾아서/창문저편의 무지개

주먹왕 랄프

by 윙혼 2013. 2. 10.

나는 주먹왕 랄프를 보면서 이걸 애들 보라고 만든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엄청 심오한 내용이 되는 듯 하다가 억지로 우겨넣은 해피엔딩에서 묘한 이질감을 느끼며 이것은 잔혹동화라 결론 내려 버렸다.







주인공인 랄프를 보자. 이 캐릭터 엄청 불행한 캐릭터다. 본성은 착하지만 단지 악당으로 프로그램 되었다는 이유 만으로 NPC들에게 미음울 받는다. 더군다나 캐릭터 설정이 살던 집에서 쫓겨나고 그 터에 건물이 올라서는 것에 앙심을 품고 그 건물을 부수는 설정인데 재대로 된 집도 없고 지내는 곳이 쓰레기장이다. 



딱 보면 생각나는 것이 사회시스템이 고정되어 부가 되물림 되는 사회에서 저소득층에서 중산층으로 올라갈 희망이 없는, 현실세계로 비유하자면 할수 있는 일은 다른 사람들이 꺼리는 3D업종 밖에 없는것을 게임상의 악역 종사에 비유한 것이다.어쨋든 이런 상황에 처한 랄프는 다른 게임에서 메달을 획득하면 자신이 NPC들에게 인정받고 삶이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자신의 삶의 터전인 '다고쳐 팰릭스'를 떠나게 된다.



하지만 게임에서 핵심악당이 빠져나가면 그 게임은 존속할 수 없고 그로 인해 '다고쳐 팰릭스'는 퇴출될 위기에 놓인다. 여기서 나는 살짝 놀랐다. 기껏해야 처지가 딱한 주인공의 자수성가 스토리를 생각했는데 '다고쳐 펠릭스'의 NPC들과 랄프의 화합을 통해 폐쇄적인 프레임에 깔린 계층의 상처를 치유하고 둘의 타협과 대화합을 그린 작품일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것에 대한 기대는 다른 게임에서 랄프가 바넬로피라는 캐릭터를 만나면서 더 커졌다. 바넬로피는 버그라는 이유로 다른 NPC들에게 무시당하는 반발심리 때문인지 무례한 태도와 상대방을 비꼬는 언행을 구사하며 집 없이 떠도는 비행소녀다. 얼핏 보기에 성격이 다른 랄프와 버넬로피는 서로의 상처에 동질감을 느끼며 자신들의 처지를 극복하기 위해 의기투합한다. 이때 까지만 해도 나는 진정한 해피앤딩을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바넬로피는 출생의 비밀이 있는 캐릭터였고 랄프는 '다고쳐 펠릭스'의 NPC들과 관계개선만 된체로 일상생활로 돌아간다. 자신이 나아지기 위한 모험심은 짜여진 프레임을 뒤흔들 수도 있으니 차분하게 주어진 처지에 맞게 살면서 사회안정을 도모해야 한다는 조선시대에나 어울릴 법한 교훈을 주며 이야기를 마무리 짓고 있었다.







비슷한듯 하지만 전혀 다른 에니인 메가마인드를 보자. 주인공인 메가마인드는 지구인과 다른 외형과 열악한 성장환경으로 인해 악당이 된 캐릭터다. 하지만 환경에 굴복하지 않고 착하고 성실하게 살면 그런 사람도 영웅이 될수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 반면에 '주먹왕 랄프'는 사회프레임에 깔린 하위계층의 불만을 사회전체 혼란의 원인이 될수 있으니 그냥 인내하며 주어진 역활에 순응하며 살라는 메세지를 던진다.



물론 대안없는 체제전복을 위한 선동은 문제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보다 나은 환경을 위한 개인의 개척정신을 사회를 혼란시키는 위험한 생각으로 몰아가는 것역시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줘야 할 아동용 에니메이션에서 태어나면서 주어진 역활에 순응하면서 사는 것에 대한 미덕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무리 봐도 잘못된 것이라 생각된다.



전체적으로 괜찮은 에니였지만 결말로 인해 완성도를 많이 깍아먹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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