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blog.naver.com/radiocallas/120098782166
KBS의 시사기획 쌈이 참 많은 준비를 하고 만든 방송이었습니다. 현재 자동차 분야의 민감한 문제를 상당히 깊게 파고들은 방송이더군요. 자동차 오너라면 누구나 한 번 쯤은 봐둘 필요가 있는 편이었다고 보여집니다. PD수첩이나 추적60분 등에 비하면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상당히 깊게 파고드는 프로그램으로 굉장히 고 퀄리티의 방송을 내보내는 것이 시사기획 쌈입니다.
화요일 오후 10:00에 방송되는 프로그램인데 본 방송은 2009년 3월 10일에 방영된 내용입니다.
방송의 본질은 자동차 부품 산업의 부실입니다. 하지만 자동차 부품 자체의 문제보다는 부실하게 된 구조적인 이유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먼저 방송은 차를 한대 완전히 분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자동차는 2만여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사람의 목숨을 담보로 달리는 중형 기계이기 때문에, 안정성이 가장 중요하죠. 그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자동차 분해를 했을 것 입니다. 그렇기에 자동차 부품 하나하나가 충실해야만 자동차는 안전하게 유지되어질 수 있으니까요.
방송은 굉장히 충격적인 장면을 처음부터 보여주더군요. 4년동안 7만키로를 주행한 이 차는 자동차에 열이 발생해서 정비소를 찾았습니다. 엔진에서 발생하는 열은 냉각수로 식혀주는데 위의 워터펌프는 냉각수를 식혀주는 기능을 하는 부품입니다.
완전히 시뻘겋게 녹이 슨 것이 보이시나요?
우측이 새 부품이고 왼쪽이 7만키로를 탄 차의 부품입니다. 이 워터펌프가 별 것이 아닌 것 같지만 워터펌프가 제 역할을 못하면 엔진이 내려앉을 수도 있습니다.
그냥 소모품이라서 그런 것 아닌가 할 수도 있죠.
위의 워터펌프는 정비를 받고 있던 독일차에서 꺼낸 것입니다. 이 차의 주행 기간은 2000년식 18만키로를 달린 차였습니다. 국산차의 3배 정도를 주행한 차인데, 새 부품마냥 깔끔합니다.
위 사진은 현대자동차의 베라크루즈에서 발생했던 부품 하자입니다. 5000만원에 육박하던 베라크루즈는 플레이트라는 이 부품이 망가지면서 연료가 새는 중대 결함이 발표되었고 베라크루즈는 이 사실을 숨기다가 강제 리콜 조치를 당했습니다.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07082172377
이 사태는 왜 일어났을까요?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소비자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은 문제인데 시사기획 쌈에서 취재한 바에 따르면 원가 절감 요구를 받던 하청업체는 따로 보고를 하지 않고 단가를 낮춰서 납품했는데 현대자동차는 이를 알고도 부품 테스트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하자가 발생해서 리콜이 되었던 것입니다.
지난해 9월부터 무상수리라는 형식으로 14만대의 부품을 교체하고 있는 차량입니다. 유사연료를 쓸 경우 정류자라는 부품이 부식되면서 시동꺼짐 현상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부식된다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원래 써야 할 카본을 쓰지 않고 구리 소재를 썼기 때문입니다. 카본을 쓰지 않고, 구리를 쓰면 가격이 100원 이상 저렴하게 됩니다. 이유는 원가 절감이라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부품은 이미 지난 2002년에 카렌스에 적용했다가 리콜을 당했던 이유가 되었던 부품입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20&aid=0000151513
그 당시 뉴스를 보면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건교부에 따르면 이 모델의 연료탱크 안에 설치된 연료펌프 정류자(모터의 구동력을 발생시키는 전류공급용 회전자)가 황 함량이 많은 경유를 사용할 경우 급격히 마모돼 연료공급이 중단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때와 똑같은 내용이 작년 말에 발생하고 제품 하자임에도 무상수리라는 명목으로 수리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2004년 현대자동차는 컨쥬머 리포트를 인용해서 이 잡지에서 2004년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신차로 소나타를 선정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습니다.
하지만 제작사별 내구성을 보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같은 잡지의 2007년 판을 보면 현대는 15위, 기아는 23위에 랭크되어 있습니다. JD Power 역시 현대 기아차는 기준보다 낮은 수준으로 평가가 되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각종 부품이 문제였습니다.
위 그림은 시사기획 쌈에서 실제 부품으로 시험한 내용입니다. 부품은 자동차에 많이 쓰이는 고무 소재를 대상으로 했고 그 가운데서도 열과 충격에 견뎌내야 하는 냉각수 호스라는 부품이었습니다. 흰색은 외국차, 노란색은 국산차입니다. 그리고 평가 기준은 0에 가까울수록 더 좋은 품질입니다.
그런데 겨우 고무 하나 뿐인데 성능 차이가 너무 심하게 납니다.
노화 시험과, 부동액을 통한 내구성 실험을 했는데 외국 부품에 비해서 적게는 3배, 크게는 50배까지 차이가 납니다.
위 부품은 차체가 심하게 흔들릴 때 의심해야 하는 캠샤프트라는 부품입니다.
엔진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밸브가 움직여야 하고, 캠샤프트는 밸브를 움직이는 핵심 부품입니다. 그런데 캠샤프트를 확인해보니 중간에 마모가 심하게 되어 있는 것이 보입니다. 이 캠샤프트는 심각한 챠량 손실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영구적인 강도 유지가 필수로 요구되는 부품입니다.
캠샤프트 전문 업체로 찾아갔는데 이곳에서도 말하는 것은 같습니다.
차를 폐기하기 전까지는 그 강도를 유지해줘야 하는 제품이라고...
하지만 이곳에서의 인터뷰는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도 회사 대표가 직접 인터뷰를 했는데..
매년 납품 단가를 깎는 것이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2003년 불공정 거래로 규정되었지만 아무 의미가 없다고 합니다.
매해 3%씩 계속해서 납품 단가를 깍는다고 하는군요.
다른 부품업체에서는 이런 인터뷰를 합니다.
부품을 만드는 데에 있어서 인건비는 제품을 만드는 데 직접 들어간 인원들 것만 인정이 되기 때문에 관리, 품질관리 등에 대해 돈을 투자할 수가 없는 입장이라고 합니다.
원래는 자동차 제작사와 부품업체들이 수평구조로 되어 있어야 서로가 견제를 하면서 좋은 부품으로 경쟁을 하고 차량을 만들 수 있는데 지금 현재는 위와 같은 모습을 가집니다. 자동차 제작사가 요구하면 들어주지 않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위 그림은 3차 부품업체에게 2차 부품업체가 보낸 내용에 대해 답변한 내용입니다.
10% 납품가 인하를 요구했지만 3%로 조정하자는 내용인데 이 원가 하락폭은 3차로 내려올수록 커지게 됩니다. 시장 구조가 수직 구조이기 때문에 원청업체(완성차업체)가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는 아래 업체들을 쪼아야 합니다.
그렇기에 원청업체에 대한 원망이 대단했습니다. 같이 고통을 감내한다면 이해할 수도 있지만 자신은 전혀 손해를 보지 않으려 하고 하도급 업체만 졸라매기 때문에...
그리고 부품업체나 완성차 업체나 같은 생각을 합니다. 부품을 얼마나 잘 만들고 유지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원가가 낮고, 보증기간 동안만 버틸 수 있는 차량을 만들게 되는 것 입니다.
그리고 부품업체들은 단가로만 경쟁을 하게 됩니다. 여기서 무서운 것이 우리가 무시하고, 품질을 의심하는 중국산들이 엄청나게 들어온다고 합니다.
하지만 하도급 업체들은 그것을 밝히기를 꺼려하기에 얼마나 많은 량이 시장에 유통되는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부품을 중국산이라고 밝히면 원청업체가 또다시 납품가 하락을 요구할 것이기 때문에 이제는 상위 업체에 알려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2009년에 북미 지역 올해의 차로 선정된 것입니다.
http://www.newsprime.co.kr/news/articleView.html?idxno=76898
2009 캐나다 국제 오토쇼에서 거둔 의미깊은 성과이다. 그런데 이것으로 국내 부품업체들도 발전했다고 볼 수 있을까요?
국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차 아반떼의 경우에는 국산 부품 적용율은 100%에 이릅니다.
그런데 제네시스는...
브레이크: 이태리, 트랜스미션: 독일, 후륜미션: 일본. 자세제어장치 등 각종 전자 장치: 수입
엔진의 핵심 부품들: 미국과 일본 제품 등
대부분의 부품들을 외국에서 가져와서 적용한 것 입니다.
이 국제 오토쇼에서 안타까웠던 점은 다른 국가나 부품업체들은 국제 오토쇼에서 자신들의 부품 실력을 뽐냈는데 한국은 어떠한 부품업체도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한국은 세계 5대 완성차 업체이기때문에 부품 점유율 또한 8% 이상을 가져가야 정상인데 2.2%에 그칩니다.
자동차 업체의 부품산업에 대한 마인드를 잘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시사기획 쌈 팀이 자동차 부품인 로커암과 체인지레버를 1차 부품업체가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는 가격 vs 자동차업체가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가격을 따로 조사해본 내용입니다.
자동차 조립 비용이 들어가지 않은 순수하게 부품 판매만 나타내는 가격이기에 운반, 재고 비용을 제외하고는 들어갈 것이 없는데 가격이 최소 4배 이상이 납니다.
나도 정비소에 가서 몇번 부품을 살 때마다 도대체 가격에 대해서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이것은 자동차 업체의 이윤의 극대화라고밖에 생각이 되지 않았습니다.
생산을 하지 않고 재고비용과 판매비용이 납품가격의 4배 이상이라면 누가 이해를 할까요? 사실 현대 모비스가 세워지면서부터 예견되었던 문제이지만 지금은 너무 심하다고 생각됩니다?
좀 더 좋은 부품을 합리적으로 소비자에게 제공해야 하지 않을까요?
'낙원을 찾아서 > 창문저편의 무지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펌프킨 시저스 (0) | 2011.01.09 |
---|---|
디젤엔진 관리법 (0) | 2010.12.31 |
Need for Speed - Most Wanted (0) | 2010.12.23 |
번노티스 (0) | 2010.12.23 |
엔지니어가 생각하는 최고의 차 (1) | 2010.12.2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