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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을 찾아서/창문저편의 무지개

엔지니어가 생각하는 최고의 차

by 윙혼 2010. 12. 22.

출처 : http://blog.daum.net/obk2030/16516313?srchid=BR1http%3A%2F%2Fblog.daum.net%2Fobk2030%2F16516313

차를 선택하는 기준은 사람마다 말 그대로 천차만별입니다. 그래서 길에는 그 많은 메이커의 다양한 차들이 달리고 있는 것입니다. 절대로 좋은 차가 한 가지뿐이라면 모든 사람이 그 차만을 선택해야 할 텐데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들의 취향이 그렇게 다양하기 때문에 여러 메이커들이 다 밥 벌어 먹고 살고 있는지 모릅니다.



엔지니어가 생각하는 좋은 차는 일반인과 개념이 완전히 다릅니다. 엔지니어가 생각하는 굉장한 차의 첫 번째 조건은 차의 중량이 가벼운 차입니다.



차가 가벼우면 여러 가지 강점이 있습니다. 가속할 때 무거운 차보다 가벼운 차가 속도를 빨리 얻을 수 있습니다. 가벼운 차가 브레이크를 잡을 때 제동거리도 짧아집니다. 그리고 연비도 좋아지고 가벼운 차가 노면으로부터 받는 충격도 줄어들어 차의 내구성이 좋아집니다.



문제는 가볍게 만들어도 차체와 서스펜션의 강성은 약해져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즉, 가볍게 만들면서 강하고, 충돌 시에도 안전한 차를 만들 줄 아는 메이커와 엔지니어가 좋은 차를 만들 줄 아는 최강자인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토요타가 단연 탑(top)입니다. 혼다가 차를 잘 만든다고 하지만 같은 사양의 혼다 아코드(Honda Accord)와 토요타 캄리(Toyota Camry)의 중량을 달아보면 혼다 아코드가 캄리보다 100kg 정도 더 무겁습니다. 아코드는 캄리에 비해 늘 거구 한 사람을 태우고 다니는 셈입니다.



토요타만이 최고의 엔지니어링을 달성해본 팀입니다. 아무도 토요타 같이 차를 만들어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엔지니어 세상에서는 아직도 토요타가 엔지니어가 도달해야 할 최고봉인 것입니다.



아래 그림은 제가 근무하던 남양 주행시험장입니다. 1995년에 완공되어 울산 주행시험장에서 그리로 옮겨 일하다가 캐나다에 왔습니다. 그림에 빨간 원으로 표시한 부분이 제가 차와 씨름하던 사무실과 공장입니다. 주행시험장 전체가 제 놀이터인 시절이 있었습니다. 아래 그림에서 노란 형광펜으로 표시한 곳이 벨지안로드 (Belgian Road)입니다.







벨지안로는 일반 도로보다 가혹도가 300배나 더 가혹한 노면입니다. 시속 30km의 속도로 주행을 해도 벨지안로를 한 바퀴만 돌면 온 몸에 충격을 받고 머리가 멍해질 정도입니다. 그래서 테스트 드라이버가 운전할 때는 한 시간 주행하고 나서 한 시간 휴식 시간을 가집니다. 두 사람의 드라이버가 교대로 운전하고 3교대로 근무하면 한 달 내에 3천 km를 뛸 수 있습니다. 벨지안로를 주행하기에는 사람에게 너무 무리가 있어 무인주행 시스템을 개발하여 무인으로 주행을 시작했습니다.



벨지안로에서 3천 km를 주행하면 차는 일반도로에서 30만 km를 주행한 충격을 받습니다. 이런 도로를 개발하여 신차를 주행하는 이유는 단기간에 신차를 개발하기 위한 것입니다.



벨지안로를 3천 km를 뛰는 데는 한 달이면 끝나지만 통상 한 달에 끝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왜냐하면 차가 깨지면 원인을 파악하고 개선하고 보강한 다음에 다시 진행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깨지는 곳을 보강하고 설계를 바꾸다 보면 차의 무게가 증가하기 마련입니다.



토요타 차를 구입하여 벨지안로를 주행하면 20일 만에 후닥 끝나버립니다. 아무 곳도 깨진 곳도 없고 망가진 곳도 없습니다. 같은 철판을 가지고도 구조적으로 완벽에 가까운 설계를 하여 차가 최고의 강성을 가질 수 있도록 최적 설계를 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잘못된 상식 중에 좋은 차는 철판이 두껍다고 알고 있는 것입니다. 현대 차도 수출차는 철판이 두껍고 내수차는 철판이 얇다고 근거도 없는 소문을 믿고 있는 사람이 많습니다.



차 공장의 차체 프레스(press) 공장의 내부를 들여다 보면 그런 생각을 할 수 없습니다. 차의 후드 하나를 찍는데도 프레스 하나로는 되지 않습니다. 집 채 만한 프레스 몇 개를 지나야 철판이 더 이상 변형되지 않고 원하는 모양을 유지하는 후드 철판이 만들어집니다. 프레스마다 들어가는 금형은 하나에 수억짜리들입니다.



철판 두께가 달라지면 금형이 달라지고 프레스 라인을 따로 설치해야 하는데 수백억짜리 라인을 따로 설치 할 수 없는 일이고 공장에 가면 그런 라인은 있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차체에 들어가는 철판은 어느 이상의 두께를 넘을 수 없습니다. 일정 수준의 두께를 넘으면 프레스로 찍을 때 곡선부분에 금이 가거나 찢어져 버립니다. 금형이 깨져나갈 수도 있습니다. 제철소에서 생산되는 철판의 두께도 세계적으로 규격화되어 정해져 있습니다. 어느 회사도 자기네 회사 하나만 두꺼운 철판을 사용할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극복한 회사는 없습니다. 후드를 열 때 유난히 무거운 후드는 후드 철판 하나의 두께가 두꺼워서 그런 것이 아니라 보강재를 많이 용접해 붙이고 방음재(소리 차단재)를 많이 붙여서 그런 것입니다.



철판은 얇을수록 가공성이 좋아지고 생산설비 설치비도 작게 듭니다. 철판이 얇으면서도 튼튼한 철판이 필요하여 개발된 철판이 고장력 강판입니다. 차체용 고장력 강판 생산 기술을 가진 제철소가 미국, 유럽, 일본에만 있다가 포항제철도 확보한 것이 그리 오래 전 일이 아닙니다.



그런 기본을 모르고 벤츠 철판은 두껍고 현대차 철판은 얇다고 말하는 사람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뻥을 치는 것입니다. 영국의 황태자비 다이애나가 무슨 차 타고 가다가 사고로 죽었습니까? 벤츠!



같은 철판 가지고 차를 가볍고 튼튼하게 만드는 기술을 가진 토요타가 벤츠와 미국 차를 제치고 세계 탑(top)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요즘은 다른 요인으로 죽을 쑤고 있지만. 



좀 다른 관점에서 보면, 자존심 강한 유럽차들과 유럽의 자동차 기자들이 토요타는 특색이 없는 차라고 야유에 가까운 평가를 한 시절이 있습니다. 토요타와 경쟁하던 혼다는 토요다를 앞서기 힘들게 되자 파워와 스포티한 특색을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토요타는 묵묵히 무난하고 품질 좋은 차를 만드는데 주력했습니다. 결국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경쟁하다 밀리는 자들이 특색을 찾는 셈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토요타 보고 특색 없는 차라고 하면 바봅니다. 요즘은 어쩌다 토요타가 두들겨 맞는 것이 특색이 되어버렸지만. 현대차도 약진을 거듭하니까 토요타가 듣던 특색 없는 차라는 말을 듣는 일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자존심 강한 유럽차, 특색이 무엇입니까? 비싸고 품질 저질이고, 중고차 똥값 되는 것이 특색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일반인들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상상한 일도 없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하지만 자동차 연구소에서 일하는 엔지니어들은 다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자동차 연구소에서 중량감소가 얼마나 중요한 이슈인지 연구소장이 주제하는 회의 중에 중량 감소 회의만 따로 있을 정도입니다. 엔지니어들은 자기가 설계하는 부품의 중량을 감소시키기 위하여 피를 말리는 시간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 노력을 해본 엔지니어들은 다 압니다. 가볍게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고급 기술인지를. 중량을 줄이지 못하고 회의에 들어가는 엔지니어들은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측은해 보입니다.



특히 언스프렁 매스(unsprung mass)의 중량을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늘 움직이고 운동하는 부분이라 안전을 위하여 약하게 만들어서는 절대 안됩니다. 허브(hub) 같은 경우는, 경주차의 경우, 엄청난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 티타늄 합금으로 만듭니다. 허브 하나만 수천만 원을 합니다. 경주차의 가격이 그래서 비싸지는 것입니다.



언스프렁 매스라는 것은 스프링을 포함한 스프링 아래 부분의 부품들을 말합니다. 타이어가 고속으로 돌 때, 회전하는 부분의 질량이 만들어내는 운동에너지는 엄청납니다. 그래서 언스프렁 매스의 중량을 1g 줄이는 것은 차체 부분의 중량(sprung mass)을 1kg 줄이는 것보다 더 혁혁한 전과(?)가 있는 일입니다.



아래 Click을 클릭하면 unsprung mass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볼 수 있습니다.



Cl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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