왈스타드라는 외국분이 자연환경과 비슷하게 어항을 만들어 환수 주기를 길게 가져가는 것에 영감을 받은 유튜브 채널을 알게 됐어. 말이 길어질 것 같으니 선 요약부터 할게
유튜브 채널 고선생 : https://www.youtube.com/user/jeayul
어항 바닥 2.5센티 배양토를 깔고 그 위에 입자 3미리 흑사를 다시 2.5센티 깔아서 성장이 빠른 수초를 어항 면적의 60% 정도 심는 거야. 거기에 부상 수초를 더해 주는 거지. 초반 몇 주는 이끼가 창궐하기 때문에 많은 환수를 해주고 서서히 달팽이와 새우를 합사 하면서 어항이 안정화될 때까지 환수 양을 조절하다가 물고기를 투입하는 방식이야
여과기를 쓰지 않으면서 환수를 비롯해 손이 최소한 덜 가는 것을 지향하는데 글 제목에 무환수를 달아 놓아서 처음에는 그 사람들과 동류인가 하는 의심을 했었어. 동영상을 보면서 그쪽 사람들과 다르다는 확신이 들었지. 그쪽 사람들은 무환수라는 단어 자체를 신봉하지만 이분은 물이 안정화될 때까지 환수하고 안정화되면 적은 노력으로 어항 관리가 가능하다는 방향이야
무환수 하면 좋고 안 해도 좋고 물고기에게 좋은 환경이 가장 중요하다는 입장이었지. 그쪽 분들은 물고기가 어찌 되던 내가 무환수로 키우니 고수라는 입장이고. 물고기를 바라보는 입장이 다른 것을 알게 되니 어떤 물생활을 지향하는지 관심이 가더라고
무환수를 주장하는 사람 일부인지 모르겠지만 두꺼운 무기질 바닥재에 호기성 박테리아와 혐기성 박테리아를 공존하게 해서 장기간 환수를 하지 않게 만드는 것을 지향하면서 무환수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중에 폭탄 터지면 물고기 다 골로 감. 물생활 조금 해보면 다 아는 거임
그런데 이 분은 배양토와 흑사를 적절하게 배합해서 소일의 상위 호환 배합을 정형화했더라고. 수초가 단단하게 고정될 수 있고 분진이 덜 날리고 영양분이 초반에는 과다해서 이끼가 창궐하지만 장기적으로 수초와 달팽이, 새우가 번식하면서 사이클이 잡히는 기간을 길게 잡았더라고
사이클이 잡혀서 손이 덜 가도 수초의 상태를 보며 바닥에 폭탄이 축적되기 전에 가스를 빼주고 이상 징후가 생기면 잦은 환수를 통해 어항을 안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형화했어. 잡담하는 영상을 봤는데 물고기를 좋아하는 것이 확실히 느껴졌었고
외국의 논문, 책들 중에서 왈스타드라는 분의 지식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 이 분이 대단한 게 예전 2000년대 즈음 물생활 커뮤니티에서 묵은 흑사에 대한 괴담이 돌았거든. 흑사로 세팅된 어항인데 수초가 잘 자라고 물고기도 튼튼한데 환수 주기도 길어서 물 생활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꿈의 어항이었거든
그런데 이게 단순히 흑사를 묵힌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어항을 엎었다 다시 구현하려고 하면 잘 안 되는 경우도 있는 거야. 소일의 경우 영양분이 너무 많아서 이끼가 자주 끼기 때문에 환수 및 약품의 노예가 되기 쉬워서 수초항의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크고. 그래서 탱크항으로 가는 사람들이 많았거든
그런데 왈스타드라는 분은 괴담 같던 묵은 흑사를 구현할 최선의 방법론을 정형화한 것 같았어. 그분의 이론을 자신에게 맞게 적용하고 노력하는 유튜브 채널이 고선생 채널이고
많은 물생활 고수 채널들과 차별되는 것이 손이 덜 가고 장비를 덜 타는 로우테크를 지향한다는 점이야. 나는 예전에 묵은 흑사 어항을 구현하려다 실패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 유튜브 채널에서 가능성을 봤고 다시 물생활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뭘 해도 귀찮은 상황이라 망설여지긴 해
아쉬운 것은 지식과 노하우에 비해서 구독자 수가 너무 적더라. 채널의 방향성이나 물생활 지식이 다른 물생활 고수들과 차별점이 확실한데 구독자 수가 적은 거 보니까 아쉽더라
오래간만에 물생활에 대한 영감을 받아서 끄적거려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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