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공과 반일의 유효기간이 끝나간다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오해의 여지가 있을 부분에 대해서 확실히 하고 싶어. 내가 말하는 반공의 유효기간이 끝나는 시점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고 개방하여 적화통일의 야망이 좌절되는 시점이야. 그 시점이 오기 전까지 반공정신을 유지해야 해. 그 시점이 온 후 우리는 어떤 이념을 지향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으로 이런 글을 쓰게 된 거야. 북한이 무너지기 전부터 사상무장을 해제하자는 글이 아님을 미리 말해두고 싶어
아프간이 탈레반에게 허무하게 점령당한 이유는 국가적 이념이 없고 탈레반을 제대로 된 적으로 규정하지 못해서였어. 한국은 건국과 동시에 자유민주주의를 국가 이념으로 삼았고 공산당을 적으로 규정했지. 그래서 6.25라는 국가적 위기 속에서도 국가를 지켜낼 수 있었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지. 산업화 없는 자유민주주의는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었고 한국은 산업화를 위한 정신적인 지향점이 필요했어. 그래서 의도적으로 반일감정을 조장했고 일본을 이겨보겠다는 의지로 한국은 산업화를 성공하게 됐지
산업화 과정에서 일본은 직간접적으로 한국에 많은 도움을 줬고 덕분에 한국도 반일감정 없이 남부럽지 않게 잘 살 수 있는 나라가 됐어. 한국과 일본은 경제적으로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고 이재는 반일감정이 양국 모두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게 된 거지. 하지만 반일감정은 폭주기관차가 되어 제어할 수 없게 됐어. 우리가 반일감정을 통제할 수 없다면 다시 한번 양국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새긴 후에나 멈추게 될 거야. 되도록 이런 상황이 오기 전에 멈추면 좋겠지만 어쨌든 반일감정의 유효기간은 이미 끝났어
반공은 너무 일찍 폐기한 경우지. 북한이 핵무기와 적화통일을 포기하지도 않았는데 평화를 내세우며 반공을 포기하고 말았지. 사과와 배상을 하고 많은 도움을 준 일본에 대해서는 적개심을 불태우고, 사과는커녕 적의를 불태우는 북한에게는 한없이 관대한 모순이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어. 북한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반공에 대한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도 있지만 반일은 큰 후폭풍을 가져올 것 같아
반공과 반일, 그 후를 생각할 때
반공과 반일이 없는 한국에는 자유민주주의만 남아. 그런데 자유민주주의는 매우 큰 불안요소를 가지고 있어. 구성원들이 극한의 자유에 대한 경쟁을 하게 된다는 거야.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자유를 누리게 되면 다른 구성원들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있어. 그래서 법으로 구성원들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해서 다른 구성원들이 침해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자유민주주의가 성립될 수 있는 거지
자유민주주의는 구성원들이 의견을 모아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법도 수정할 수 있어. 그런데 이것이 다른 구성원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는데 이용될 수도 있어. 또한 국가를 유지하기 위한 보안법을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 규정하고 해체하려는 사람들도 나타나지. 이런 사람들 중 일부는 민주주의가 망할 때까지 민주주의를 주장하는 민주주의의 암적인 존재들이야. 그리고 대중들은 이들에게 현혹되기 쉽지. 이것이 자유민주주의의 모순이야
냉전시절 자유진영은 공산진영과의 체제경쟁이라는 명분으로 과도한 자유를 재한 할 수 있었어. 냉전이 끝나고 명분이 없어지자 자유진영은 과도한 자유로 인해 썩어가고 있지. 한국도 마찬가지야. 자유민주주의는 불완전하기 때문에 그것을 보완할 무언가가 필요한데 우리는 유효기간이 끝났거나 끝나가는 것들에 연연하고 있어. 우리는 변화하는 세상을 준비해야 해
자유민주주의는 불완전하고 세상은 변해간다
한국만 변화가 필요한 것이 아니야. 자유진영에도 변화가 필요하지. 자유진영은 내부적으로 병들어 있고 그 병은 치유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오히려 악화되고 있지. 사회 구성원의 자유를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곳곳에서 충돌하고 있고 모든 국가들이 자유민주주의를 추구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어. 그 결과 국제사회의 질서를 지탱하던 미국은 방전되어 숨 고르기에 들어가게 됐지
앞으로 세상은 각자가 추구해야 할 이념을 정립하기 위한 여정에 돌입할 거라 생각해. 자본주의, 사회주의, 전체주의를 어느 부분에서 얼마나 섞을지 각국이 실험하면서 최적의 비율을 모색하겠지.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면서 대립할 부분에서 대립하는 지금보다 복잡한 세상이 되겠지. 그 과정에서 국가라는 울타리는 현제 한국인이 생각하는 것처럼 경직된 것이 아닌 보다 유동적으로 바뀌어 갈거라 생각해
국가와 이념이 뒤엉키고 그 속에서 세력들이 나뉘어 공존과 대립하는 세상이 올 거야. 국제사회의 분쟁은 지역별로 나뉜 곳에서 알아서 해결하는 방향으로 가게 되고 그로 인해 국방, 치안에서 민간업체의 비중이 커질 거라 생각해. 거대한 세계 정부가 중앙에서 모든 것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지역의 연합이 알아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게 되겠지
세계인이 하나의 이념을 추구하는 시대는 끝나고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며 지역별로 나뉘어 각자의 이념을 찾아 수정, 발전하는 세상이 올 것이고 한국도 그런 세상을 대비해야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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