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일대일로 시험대에 서다

미국을 비롯한 자유진영은 아프간에서 실패했고 국제질서는 앞으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 같아. 이것을 신냉전이라 해야 할지 국제사회의 발전이라 해야 할지 모르겠어. 물론 이런 구도로 간다는 것이 나의 추측에 불과하지만 자유진영의 아프간 철수가 국제사회에 크던 작던 변화의 소용돌이를 몰고 온 것은 확실해. 그래서 탈레반의 아프간 점령이 차후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추측이 난무하는 상황이고 나 역시 멋대로 추측을 하고 있어. 그럼 어떤 이유로 이런 변화를 추측하는지에 대한 썰을 풀어볼게

모든 국가가 자유민주주의를 추구할 수는 없다

냉전시절 미국은 소련과 중국을 이간질하기 위해서 신자유주의를 내세우며 중국을 자유시장에 편입시켰어. 시간이 흘러 중국은 일대일로로 다른 나라들을 자신들이 주도하는 경제체제에 편입시키려 하고 있지. 나는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가 미국이 추진했던 신자유주의의 중국판이라 생각해. 그리고 중국이 아프간의 탈레반을 일대일로에 편입할 수 있느냐에 따라 국제정세는 크게 바뀔 수도 있을 거 같아

냉전시절 미국은 자유진영과 공산진영의 분쟁을 끝내려면 모든 국가가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었어. 그런데 이게 사실상 불가능하거든. 자유민주주의라는 것이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야. 자유민주주의는 국민소득, 교육 수준, 잘 짜인 인프라 등이 갖춰진 후에 성공할 수 있는 시스템이야. 한국은 정말 운이 좋았던 경우고 대부분의 나라들은 산업화도 완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야

일단 산업화가 되면 경제적, 문화적으로 자유진영 국가들과 교류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유민주주의가 싹이 트고 여론이 형성되면서 자유진영으로 편입되는 과정을 거치게 되지. 홍콩의 민주화 시위를 보면서 나는 중국도 일당제에서 다당제를 기반으로 한 연방제로 전환하게 될 거라 생각했어. 그런데 탈레반이 아프간을 점령하면서 일당제를 유지한 중국이 국제사회에서 큰 역할을 하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

냉전과는 다른 새로운 대립구도가 시작될까?

미국을 비롯한 자유진영 국가들은 인권을 무시하는 국가들과 긴밀한 관계를 가질 수 없고 그렇다고 그런 국가들을 자유민주주의 시스템으로 전환시켜 줄 수도 없어. 그렇다면 답은 뭘까? 나는 그 답을 중국이 가지고 있다 생각해. 중국은 일당체제로 인권의 사각지대가 있지만 자유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 즉 중국은 인권의 사각지대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으면서 자유민주주의를 할 수 없는 국가들과 정치, 경제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거지

정치, 경제적으로 긴밀하게 연계된 국가들끼리는 전쟁이 억제되고 갈등을 최대한 외교적으로 해결하게 되지. 중국이 자유민주주의를 하지 못하는 국가들을 규합하여 세력을 갖추고 자유진영과의 완충 역할을 하면서 세계평화를 유지하는 거야. 아프간의 실패를 통해 억지로 자유민주주의를 도입하는 것은 너무 큰 희생을 동반하고 성공할 확률이 낮다는 것을 확인했어. 그러니 자유민주주의가 아닌 국가들이 연합하여 자유진영 국가들과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면서 국제사회에서 공존을 모색하는 거지

만약 이런 구도로 돌입한다면 냉전과는 다른 양상을 띄게 될 거야. 미국과 소련의 냉전은 서로의 체제를 무너트리기 위해 대립했지만 무기의 발달로 전쟁이 일어나면 양측의 피해가 너무 클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전쟁으로 가지는 않았었어. 냉전이 끝난 후로도 무기들은 더욱 발전했고 그 누구도 인류가 석기시대로 돌아가는 것은 원하지 않는 세상이 됐지. 여전히 군사적인 대치는 계속될 거라 생각하지만 과거 냉전만큼 군사적인 신경전은 하지 않을 거라 생각해

그렇게 된다면 차이를 인정하고 경쟁하지만 군사적으로 적대하지 않는 관계. 냉전과 비슷하면서 상당히 다른 구도가 펼쳐질 수도 있을 것 같아


소련과 미국이 연이어 실패한 아프간의 질서 확립을 중국이 할 수 있을까? 만약 소련과 미국이 하지 못했던 일을 중국이 해낸다면 국제사회는 크게 요동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해. 탈레반의 아프간 점령은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 것인가? 아니면 국제질서 자체를 바꿔 놓을까?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