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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을 찾아서/이름없는 별 하나

군가산점은 일부 군필자만 받아서 차별이니 폐지하는 것이 맞았을까?

by 윙혼 2020. 11. 1.

 

 

 

요즘 여성징병이 이슈화 되면서 군가산점도 같이 이슈가 되고 있어. 그런데 20년 전에 짜 놓은 프레임이 아직도 떠돌고 있더라. '군가산점은 일부 군필자만 받아서 차별이니 폐지하는 것이 맞다'는 프레임이야. 인간이 프레임에 종속되어 그것에 벗어나는 생각을 하기 어려운 생물인 것은 알고 있지만 20년이 지나도 그런 모습을 보고 있으니 우습기도 하고 무섭기도 해. 사실 이 논리는 20년 전에 이미 논파가 된 논리였거든. 이런 오래된 망령이 다시 돌아다니는 것을 보니 씁쓸하더라

그래도 생각있는 사람들은 이런 프레임 안에서 생각하면서 뭔가 이상한 것을 느끼고 있었어. 그래서 깊게 이야기하다 보니 자신이 프레임에 갇혀 있었다는 것을 이해하더라.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이런 프레임에 갇혀 있는 것을 보고 놀랐어. 사람들은 이런 프레임으로 생각하면 똑똑하다는 인식이 있을 뿐 깊게 생각하는 사람은 극소수거든. 한국인은 주입식 교육을 받기 때문에 결과가 중요하지 과정은 중요하지 않아서 깊게 이야기해보면 자신의 생각은 없는 사람들이 많아

어쨌든 일부만 받아서 불평등이라는 프레임이 왜 잘못된 것인지 이야기해줄게. 이것을 논파한 글이 군가산점 폐지된 지 1년인가 2년 뒤에 나왔었고 그 글에 논리적인 반박은 안 달린 것으로 알고 있거든. 그런데 20년이 지난 뒤에도 망령이 돌아다니는 것을 보면 최소한의 반박은 하는 것이 맞을 것 같아서 글을 쓰게 됐어



군가산점이 폐지된 이유는 당시 군가산점이 공무원 시험에서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거였거든. 하지만 군가산점을 자격증 몇 개 수준으로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했어. 아니면 일정 시간 사회봉사로 병역 이행자와 동일하게 대우해줘도 되는 거였고. 그런데 군필자에 대한 다른 보상은 생각도 하지 않고 폐지부터 해버렸지. 내가 법에 대해서 문외한이라 법적인 반박은 못해. 하지만 대안 없이 폐지했고 20년이 넘도록 대안이 나오지 않는 것 자체는 비난할 수 있다 생각해

당시 군가산점 폐지에 앞장섰던 단체들은 자신들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많은 주장들을 했었어. 그중 하나가 요즘 돌아다니고 있는 '군가산점은 일부 군필자만 받아서 차별이니 폐지하는 것이 맞다'는 주장이야. 이 주장은 군가산점은 일부 군필자들만 받아서 불평등이라는 프레임이 목적이거든. 이 프레임에 갇힌 사람들은 하나의 정책으로 모든 군필자들이 평등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을 지향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 거지

그런데 현실적으로 하나의 정책으로 모든 군필자들이 평등하게 혜택을 누리는 것은 불가능해. 어떤 정책을 내놓아도 모든 군필자가 공평하게 혜택을 받을수 없어. 그나마 돈이라는 것이 가장 공평하다 생각할 수도 있지만 병역을 이행하면서 같은 기회비용을 희생하는 것은 아니잖아.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BTS의 병역을 예로 들어볼게. 일반인과 BTS가 군 복무를 했을 때 같은 기회비용을 희생할까? BTS는 일반인에 비해서 훨씬 많은 기회비용을 희생하는 거잖아. 월급과 퇴직금으로 주는 것도 불평등이지

'하나의 정책으로 모든 군필자들이 평등하게 보상받아야 한다' 말은 이상적이고 멋있잖아. 그런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잖아. 이것은 군가산점 폐지 이후 20년이 지났는데 아무런 군필자에 대한 복지정책이 나오지 못하는 것으로 증명됐어. 이미 20년 전에 이런 결과를 예상한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의 주장이 맞았던 거지. '군가산점이 부활하지 않으면 군필자에 대한 모든 혜택은 차별로 규정되어 나오지 못할 것이다. 군가산점 부활 후 혜택을 받지 못하는 다른 군필자에 대한 정책들을 내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오래된 주장이 맞았다고 나는 확신해



병역이 이슈가 되면서 역사의 반복을 목격하게 되고 이 나라는 물질적인 발전은 있었지만 정신적인 발전은 멈춰있다는 생각을 하게 돼. 여러모로 씁쓸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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