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으로 불리는 다른 나라들은 군인들을 존중하는 문화가 있지만 한국은 유독 그런 성향과 거리가 있어. 내가 말하는 군인은 영관급 장교들이 아닌 일반 사병들을 말하는 거야. 영관급 장교들은 세계 어디를 가나 대우받는 사람들이고 전통이 있는 선진국들은 일반 사병들을 우대하는 경향이 있어.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지 고민하다가 단순한 경제력의 문제가 아닌 보다 근본적인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선진국들은 왜 군인들을 존중하는지, 한국은 왜 그런 문화와 거리가 있는지에 대해서 나름대로 정리해 볼까 해. 전통이 있는 선진국들의 공통점은 왕과 귀족이 군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거야. 유럽의 경우 왕과 귀족은 뛰어난 영관급 장교였어. 잦은 전쟁으로 국가의 영토와 이익을 수호해야 하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였어. 한국은 삼국통일 이후 큰 간격을 두고 외세의 침입이 있었던 거고 실제로 유럽이나 일본의 통일 이전에 비하면 평화로운 기간이 길었어
다른 선진국들은 지속되는 잦은 전쟁으로 전선의 맨 앞에서 국가를 위해 싸우는 일반 사병들을 존중하는 문화가 시간이 갈수록 강해졌지만 한반도는 오랜 평화로 군인들에 대한 존중이 점점 사라져 갔고 고려의 무신정변으로 잠시 무인들이 주도권을 가지긴 했지만 그 후 사대부들이 쭉 주도권을 가지면서 점점 그런 문화는 희석되어 갔지. 즉 이런 문화는 갑자기 부유해진다고 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야
평화를 사랑하기 때문에 사병들을 소홀히 대하는 것이 문제냐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을거야. 하지만 일반 사병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차이를 보면서 절대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 다른 선진국들의 경우 자신들을 위해 싸워주는 군인들을 존중하기 때문에 그들을 명예롭게 대하고 그들에게 명예를 더럽히지 말아야 한다는 사명감을 강요하지만 한국은 명예를 인정하지 않고 의무를 부여한 후 기준에 부합하지 못할 때 모욕적인 인신공격으로 결과물을 강요해
아니라고? 한국 사병들도 명예롭게 군복무를 하고 있다고? 물론 그 말에는 동의해. 사병들 스스로가 자신들이 명예롭게 근무하고 있다 세뇌하고 있지. 그런데 다른 사람들이 사병들을 대하는 태도는 어떻지? 이벤트 차원에서 군인들에게 커피를 제공하면 들고일어나고 최저시급도 받지 못하지만 군 복무에 대한 어떠한 보상도 있어서는 안 된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
군인들 스스로가 자신들은 명예롭다고 생각하고 있을 뿐 대다수의 국민들은 군인들을 존중하지 않아. 그냥 전쟁나면 싸우다 죽는 것이 당연한 사람들이라 생각할 뿐 그들의 명예를 인정하는 사람들은 드물어. 그러면서 그들이 실수해서 사태가 커지면 온갖 인신공격을 해대는 것이 당연시되는 문화권이야. 나는 이것이 잘못됐다 생각해. 물론 이렇게 말하면 정상인이라면 모두 잘못됐다 생각하겠지
그런데 이런 차이는 뿌리깊은 문화의 차이여서 바뀌지 않을 거야. 무신정변 이후 한반도에도 6.25를 거치고 군사정권이 들어서서 잠시 일반 사병들을 존중하는 문화가 생기긴 했었어. 앞에서도 말했듯이 전쟁과 그로 인하여 지도층이 군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게 되면 일반 사병들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생기는 거니까. 하지만 잠시동안의 평화분위기가 조성되자 사회지도층이 앞장서서 군 가산점을 폐지하며 일반 장병들의 명예를 짓밟고 그것을 당연시하는 분위기를 조성했어
처음 거부감을 보였던 일반 국민들도 빠르게 그런 분위기에 순응하기 시작했고 지금에 이르렀지. 한반도 정세가 갑자기 위태로워지면 여태까지 일반 장병들을 홀대한 것이 부끄러워서 잘해주자는 분위기를 잠시 조성할 수는 있을 거야. 그러다 한반도 정세가 안정되면 사회지도층이 앞장서서 다시 무시하는 분위기를 조성할거야. 일반 국민들도 빠르게 그런 분위기에 다시 순응할 거고
우리는 다른 선진국들과 근본부터 달라. 이것은 바꾸고 싶다고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야. 어설프게 흉내는 낼 수 있을지도 몰라. 그나마 먹고살만해지고 기술도 어느 정도 돼서 일반 사병들을 존중하지 않고도 막강한 국방력을 가질 수 있는 시대가 왔기에 편하게 살 수 있는 거지 기술과 장비의 차이가 정신력을 넘어선 시대가 도래하지 못했다면 한반도는 계속 다른 나라에게 지배당하는 것의 연속일 운명인 거지
어쨌든 시대는 변했고 한국과 다른 선진국들의 이런 차이가 앞으로 어떤 결과를 초례할지는 역사가 판단하겠지. 뭐 이 변수가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지 미치지 않을지는 미지수지만 이런 차이가 있다는 것이 슬프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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