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수많은 외침을 받아 왔지만 유독 일본에 악감정을 느끼고 있어. 물론 일제강점기를 거쳤기 때문에 일본에 악감정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사실관계를 넘어선 증오는 자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아무것도 모르는 초등학생이 일본인을 몰살해야 한다는 그림을 아무렇지 않게 그리는 것은 아무리 봐도 심각한 거야. 저 그림을 보고도 아무렇지도 않다면 그 사람역시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생각해. 어쩌다 우리가 이 정도로 비정상적인 반일감정에 찌들게 된 것일까?
일단 해방 직후의 대한민국 상황을 돌이켜 보자고. 대한민국이 독립한 초창기에는 독립운동가가 주축이 되어 정부를 수립했어.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이 근대화 되었다고는 하지만 막부시절의 잔인함이 남아있던 시기라 반체제인사들의 인권에 대한 인식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시절이었어. 그래서 각종 고문과 생체실험의 위협 속에서 수많은 죽을 고비를 넘어가며 독립운동을 한 사람들의 눈에 일본은 정말 극악무도한 나라일 수 밖에 없었지. 그런 분들이 주축이 된 대한민국 정부는 반일감정이 강할 수 밖에 없었어
설상가상으로 분단이 되고 이런 분위기는 더욱 강해지게 돼. 반일을 민족의 정통성을 가늠하는 잣대로 착각을 하게 된 거지. 남북한이 경쟁하듯 반일감정을 증폭 시키기 시작했고 일본이 한국에 얼마나 피해를 주었는지는 보다는 얼마나 일본에 대한 증오를 증폭 시킬 수 있는지가 중요시 된 거야. 그렇게 사태가 악화되던 와중에 일본은 고노 담화, 무라야마 담화를 통해 과거에 대한 사과를 하고 대화하려는 시도를 했지만 당시 운동권 출신 대통령이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그 기회를 쌈빡하게 날려 먹었지
솔직히 사과라는 것은 상당한 용기를 필요로 하는 행동이고 그런 용기를 내어준 상대방을 고맙게 생각하며 대화를 듣는 것이 중요한 거야. 일단 들어보고 사과가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어떠한 부분에 대해서 조금 더 양보를 해 달라고 요청을 하면 될 일인데 운동권에서 잔뼈가 굵은 김영삼에게는 씨알도 안 먹히는 행동이었지. 그렇게 과거사의 실타래를 풀려 던 시도는 물 건너 가버리게 되었고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위안부 및 과거사 문제를 더 이상 거론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지만 용기를 내서 사과한 일본의 속마음이 편하지 만은 않았을 거야
그런 와중에 박근혜 정부에 들어서 아베 총리가 위안부 협상을 제시하며 위안부 문제에 일본군이 개입했다는 것을 인정했고 그렇게 김영삼 정권에서 날려버린 기회가 다시 오게 되었어. 하지만 우리의 운동권 후예들은 그것을 절대로 용인하지 않고 각종 불법시위를 자행했지. 그렇게 어렵게 다시 찾아온 과거사 문제를 해결할 기회는 또 한번 날아갈 위기에 처했어. 위안부 협상은 꼬여있는 한국과 일본의 과거사 문제를 풀어나갈 시작점인데 두 번째로 온 기회가 이렇게 날아갈 위기에 처하다니 한국과 일본은 정말 가깝고도 먼 나라인 것 같아
반일감정 자체는 당연한 것이고 이렇게 증폭된 것도 내외적인 요인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는 비정상적으로 증폭된 반일감정에 대해서 돌이켜 보고 객관적인 시각에서 역사를 바라보며 일본과 대화를 해나갈 때야. 거듭된 일본의 사과를 무시하며 억지로 일본을 깔아 내리려는 행동은 우리가 일본에 가지고 있는 열등감과 스스로 근대화를 이루지 못한 자신에 대한 분노의 표출이기도 해. 과거사를 재대로 바라보려 한다면 그 과정에서 우리의 과거에 부끄러운 부분을 알게 될 수도 있어. 하지만 그것을 부정하며 모든 책임을 일본에 떠넘기는 것이 더 부끄러운 것임을 알아야만 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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