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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을 찾아서/이름없는 별 하나

일펌>브렉시트 단상: 바보야 문제는 정치야!

by 윙혼 2016. 6. 25.

출처 : http://www.ilbe.com/8294865950





현재 천조국에서 경제학 공부하는 일게이다.

한동안 브렉시트로 말이 많았는데 아침에 뉴스 보니까 결국 영국이 EU를 탈퇴한다고 한다.

원인, 결과, 예측성 기사들이 난무하고 있는 와중에

나 역시 여름 방학이라 한량으로 지내는 터에 짧은 똥글 하나 싸기로 했다.

부디 유익한 글이 되었으면 한다.



1. 문제의 본질은?


대부분의 기사롤 보면 브렉시트 후에 각국 경제가 어떻게 될지에 집중하고 있는데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는지에 대한 본질적 원인을 규명하는 것에 있다고 본다. 

내가 전에 일베 보낸 글을 보면 알겠지만, EU는 본질적으로 또는 태생적으로 그 한계가 확실한 체제이다.  즉, 언제든지 깨어질 수 있는 불안정한 시스템이라고 보면 된다.




(브렉시트는 그 문제의 본질이 그렉시트와는 완전히 다르다)




재미있는 것은 과거처럼 PIGS라고 불리워 졌던 못사는 나라 (정확히는 생산성이 떨어지는 나라)가 떨어져 나갈 것이냐의 문제로 호들갑을 떤 것이 아니라 꽤 잘나가는 영국이 떨어져 나갔다는 점이다.  즉, 2012년을 강타했던 EU 경제위기때의 상황과는 다르다.

다시 말하면 생산성이 괜찮은, 꽤 잘 사는 영국 같은 나라도 언제든지 EU의 경제 시스템에서 떨어져 나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는 것이다.  모두 알다시피 PIGS의 경우는 문제가 아주 간단했다.  양의 탈을 썼지만 본질적으로는 정글과도 같았던 EU의 경제 시스템에서 생산성이 현저하게 떨어졌던 PIGS가 버티지 못하고 위기를 맞은 것. 결국, 문제는 저열했던 생산성 이거 하나였다. 아주 깔끔하다.

그런데 영국은 왜?  EU 내의 난민 공조 협약 이니 무슬림의 무차별 이민으로 인한 사회혼란 이니 다 일정부분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헌데 난 경제학을 공부하는 입장이니 정치학이나 사회학은 잘 모른다.  그나마 내가 좀 더 알고 있는 경제학적 관점에서 원인을 분석해 본다.



일단 EU내에 편입되는 것은 경제 측면에서 보았을 때 분명히 영국에게 득이 된다.  공식적으로 유로화를 쓰지 않고 파운드화를 쓴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그 이유는 기본적으로 EU 경제체제는 최소한 역내에서 자유무역에 가까운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자유무역이란건 쉽게 말하면 비시장기구, 대표적으로는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마음대로 국가간의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다시 말해 관세는 물론이고 흔히 우리가 말하는 비관세장벽 (보이지 않는 방해들) 역시 매우 낮으므로 험한 꼴 안보고 마음대로 무역할 수 있는 거다. 




(David Ricardo. 이 아재가 비교우위론을 발견한 사람이다. 비교우위론은 경제학 이론 중 가장 반직관적인 이론이다.)




비교우위론이라는 경제학의 기본 원리에 따르면 자유무역은 무역 당사국 모두에게 이득이 된다. (비교우위론을 들어보지 않았다면 맨큐의 경제학을 참조해라.  중학생이상이라면 이해가 갈 것이다).   경제학이 맨날 그렇듯 이론만 그럴듯 한거 아니냐고?  아니다.  실제로 데이터를 통한 실증 분석으로도 자유무역이 많은 경우에 무역 당사국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 확인된다.  물론 일본이나 우리나라 처럼 성장 초기에 유치산업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자유무역에 반하는 정책들이 입안되기도 하고 실제적으로도 효과를 보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그렇다는 이야기다.

결국 이번 브렉시트는 이렇게 득이 되는 (역내) 자유무역체제에서 영국 스스로 빠져나간 꼴이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바로 이곳이 정치 사회적 문제가 끼어드는 지점이다.  즉, 브렉시트 문제의 근본 원인은 경제 문제가 아니다.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자.  아까 말했던 것처럼 자유 무역은 반드시 경제적으로 도움이 된다.  근데 여기서 경제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것은 "국가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득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가는 한 개인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수많은 이해당사자들로 구성된 거대한 조직이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 "자유무역의 비극"이 있다.  무슨 말이냐면,  자유무역을 할 때에 항상 패자 (Loser)와 승자 (Winner)로 갈린다는 것이다.  이게 바로 경제학에서 유명한 스톨퍼-사뮤엘슨 이론이다.  이거 역시 그냥 썰 아니냐고?  아니다.  실증적으로 존나게 많이 확인된 사실이다. 




정리하면? "자유 무역을 하면 승자가 생기고 패자가 생기는데 승자의 이득이 패자의 손실보다 크기 때문에 국가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이득이다" 가 되겠다.




(자유무역에는 항상 승자와 패자가 따른다. 안타깝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승자는 누구일까?  최대한 쉽게 말해서 승자는 수출품을 생산하는 사람들이다.  반대로 패자는 수입품을 생산하는 사람들이다.  영국의 최대 수출 산업은 금융으로 대표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따라서 위너는 교육 많이 받은 화이트 칼라다.  반대로 부가가치가 별로 높지 않은 공산품을 수입하게 된다.  결국 패자는 교육을 별로 받지 않은 저숙련 근로자, 즉 블루 칼라다.  상품, 서비스만 수출하고 수입하나?  EU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노동자가 역내를 자유로이 옮겨가며 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교육 받지 못했지만 저임금에도 기꺼히 일할 수 있는 동유럽의 수많은 노동자들이 영국으로 이민왔고 영국의 저숙련 노동자 임금은 당연히 떨어졌다.  다시 말해 그들이 생산하는 상품, 서비스의 가격이 떨어졌다는 거다.  따라서 그걸 소비하는 화이트 칼라의 소비여력은 상승한다.실제로, EU시스템에 영국이 편입되면서 고숙련 노동자 (화이트 칼라)와 저숙련 노동자 (블루 칼라) 간의 임극격차는 많이 벌어졌다.

안타 깝지만 주류 경제학은 딱! 여기까지만 말한다.  다시 말하면, 그렇게 패자가 된 블루 칼라의 손해를 승자인 화이트 칼라의 이득으로 어떻게 하면 보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는 관심 밖이라는 얘기다.  결국 경제 문제가 경제 원리 만으로 해결 된다면 브렉시트는 결고 일어나지 않는다. 승자들이 자신들의 이득의 일부를 패자들에게 주면 승자도 패자도 모두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윈-윈이 될 수 있는 걸 제 발로 차버리는 건 경제학에서 봤을 때 "비합리적"인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렉시트가 현실화 된 건 승자와 패자간의 소득 격차를 완화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에 대한 물음에는 답을 내리지 못한거다.  이건 정치학 또는 사회학의 영역이다. 




어쨋든 경제 문제는 항상 경제원리에 의해 해결 되지는 않는다.  아니 더 많은 경우에 정치 사회적 논리에 의해 해결된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과 멕시코의 FTA로 미국내 공산품의 가격이 존나게 싸졌는데 여기서 이득을 보는 건 고숙련 노동자들이다. 거기에다가 엄청나게 유입된 히스패닉 노동자들 때문에 미국의 저숙련 노동자들의 실질 임금도 많이 하락했다.  단적으로 잔디 깎는 교육 못 받은 미국 백인들의 경쟁자는 까무잡잡한 히스패닉 이민자들이 됐고 이들의 서비스 가격은 몇년 전에 비해 오히려 떨어졌다. 




(트럼프 열풍. 결국은 시스템의 위기를 방증하는 예일 뿐이다.)




결국 최근의 트럼프 열풍은, 미국 역시 승자와 패자 간의 소득 격차를 완화해줄 제대로 된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동남아, 조선족 노동자들이 밀려들어오면서 득을 보는 것은 교육수준이 높은 고숙련 노동자 (중소기업 사장 당근 포함) 들이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시스템이 없으면 제2의 트럼프 열풍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거다.



2. 향후 경제 전망?



쓰고 보니 글이 이미 존나게 길어졌다.  최대한 간단하게 정리한다. 

영국과 일본 모두 안 망한다.  이 두나라 모두 그렇게 줫만한 나라가 아니다.  호락호락한 나라가 아니라는 거다.  그 시간에 한국 경제를 더 신경써라. 

우리나라 경제 역시 큰 무리가 없을 거다.

다만 지금 휘청거리고 있는 펀더멘털 좆도 없는 작은 나라들은 문제가 심각할 수 있다.  그렇다고는 해도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적어도 경제적인 관점에서 그리 크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단기적으로 특히 금융시장에서 투기꾼들 때문에 조금 혼란이 있을 수 는 있으나 이 혼란이 실물 부문으로 파급되는건 각국 정부가 용인 하지 않을 것이다.  구태여 이 시점에 자산을 관리해야만 한다면 당연히 혼란이 잠잠해질 때까지 안전자산에 투자 하는게 낫다.  그 결과가 달러, 엔, 금값 강세로 나타나는 것이다.




3줄 요약.


1. 바보야


2. 문제는


3. 정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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