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감수성 보다 사실이 더 중요한 것임

 

 

초등학교에서 '서울의 봄'이라는 영화로 역사 전쟁이 벌어진 것 같아. 사실 이 영화는 명백한 날조야. 한국 근대사가 민주화를 지나치게 신격화하고 있기 때문에 12.12를 단순히 권력욕으로 일어난 사건으로만 가르치고 있어. 12.12는 10.26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시해한 김재규가 근처에 대기하고 있던 정승화와 범행현장을 빠져나간 후 정승화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유신을 비난하며 김재규와 비슷한 생각을 외부로 표현한 것을 보고 조사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사건이었어

계엄 사령관이 대통령 시해 공범으로 의심되는 상황에서 조사를 하기 위해 무리수를 뒀고 조사를 하려 하자 정승화가 극렬하게 저항하면서 일이 커진 것이 12.12야. 12.12 당시 신군부에서 전두환보다 계급이 높은 사람도 있었는데 나중에 대통령이 된 것은 전두환이었음. 자세한 내막 까지는 모르겠지만 12.12가 단순히 권력을 위해 일어난 사건이라면 전두환이 아닌 신군부에서 가장 계급이 높았던 사람이 대통령이 됐을 거야

박정희 전 대통령 사망 후 임시 대통령을 맡고 있던 최규하는 1년 뒤 직선제 선거를 실시하겠다 발표했지만 민주화 인사들이 당장 해야 된다며 최규하를 끌어내리려 했었고 그런 최규하를 지켰던 것이 전두환이었어. 박정희 전 대통령 시해에 공범으로 의심되는 사람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무리수를 둔 것은 사실이지만 당시 계엄 사령관을 조사하기 위해 정상적인 절차를 밟았다면 조사를 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아

역사를 보려면 이런 면들을 다 봐야 하는데 '서울의 봄'이라는 영화는 단순히 전두환을 권력을 잡기 위해 12.12를 일으킨 사람으로 묘사하고 있는 거지. 12.12는 보는 관점에 따라서 박정희 사후 박정희를 폄하하려는 세력과 그것을 반대하는 세력의 충돌로 볼 수도 있는 사건이야. 나 역시 그렇게 보고 있고

역사에 감수성을 논하는 것은 사기를 치기 전에 떡밥을 던지는 작업에 불과한 거야. 역사는 사실이 더 중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