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왈스타드 방식의 수반을 운영해 봤어. 바닥재는 피트모스로 했고 수초는 사지타리아와 워터코인으로 시작했는데 사지타리아가 압도적으로 번식해서 워터코인은 잘 보이지 않아. 램즈혼과 뾰족 달팽이는 잘 크고 있고 생이새우는 여름에 온도가 올라가자 전멸했어. 처음 몇 개월간은 환수를 해줬는데 이제 환수는 안 해주고 물보충만 해주고 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왈스타드가 무환수라 생각하지 않아
식물이 자라는데 질산염만 필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지. 식물이 자라기 위해서는 3대 비료인 질소, 인, 가리가 필요하고 그 외에도 칼슘, 철분을 비롯한 기타 무기질도 필요해. 무환수라는 것이 식물을 키워서 어항에서 축적되는 질산염, 인산염을 비롯한 다른 물질들을 소모한다는 것인데 계속 영양분을 공급하고 식물이 계속 자랄 공간을 확보해 줘야 환수 없이 어항이 돌아가는 거지
식물이 자랄 공간은 식물이 죽고 분해되고 그 자리에 그대로 식물이 자라면 좋겠지만 이건 힘든 것 같고 계속 자라는 식물들을 트리밍 해주는 것으로 확보했어. 여기서 문제가 생기더라. 수반의 영양이 고갈되고 있는 것이 느껴져. 바닥에 깔았던 피트모스가 점점 줄어드는 것이 눈에 보여. 그래서 피트모스를 중간에 추가해 줬더니 수질변화에 민감한 생이새우들이 눕기 시작하더라
수반이 작아서 초반에 피트모스를 얇게 세팅한 것이 고갈속도가 빠르게 느껴진 원인이기도 해. 그런데 큰 어항에 왈스타드 방식으로 세팅을 해도 장기적으로 이런 고민에 부딪히게 될 것 같아. 자연에서는 새물이 들어오고 낙엽, 흙도 유입되면서 수초들에 필요한 영양소와 무기질이 보충되는데 이런 것 없이 지속적으로 트리밍을 해서 수반 밖으로 배출하니 고갈이 될 수밖에 없지
왈스타드 시작부터 잉여 양분과 필요 양분에 대한 그래프를 그려 본다면 대충 이런 느낌일 것 같아
초반 다량의 피트모스로 수반은 많은 잉여 양분이 존재했지만 수초, 박테리아, 달팽이 등이 번식하면서 잉여 양분이 소모되기 시작했고 바닥에 차는 황화수소도 주기적으로 빼줬어. 이끼가 발생하면 바로바로 환수해서 이끼를 억재 했고 수초의 뿌리가 넓게 퍼져서 황화수소가 발생하지 않는 시점에 생이새우를 투입했어. 그런데 조금 더 천천히 투입하는 것이 나았을 것 같아. 새우들은 구리에 취약해서 수초로 어항 내부의 구리를 최대한 소진시킨 후에 투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어
송사리 두 마리 투입 후 물보충 만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여름 고온에 생이새우는 전멸함. 물 보충 과정에서 수반이 작다 보니 ph쇼크가 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 같음
만약 기회가 된다면 어느 정도 크기가 있는 어향에 피트모스와 흑사로 바닥을 세팅하고 사지타리아와 부상수초로 왈스타드 방식을 구현해보고 싶어. 바닥의 사지타리아는 최대한 건드리지 않고 부상수초를 주기적으로 걸러 주면서 부상수초에서 양분이 부족한 증상이 보이기 시작하면 소량의 액비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무환수 비슷한 어항을 구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물을 환수하던 자란 수초를 빼 주던 어항의 잉여 양분을 어항 밖으로 빼주는 행위는 하고 있으니 특정 물질이 어항에 과도하게 축적되는 일은 없는 거니까. 무환수 비슷한 수반을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 무환수라는 단어에 거부감이 없어지지는 않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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