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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을 찾아서/이름없는 별 하나

유승준 병역 스캔들 정리

by 윙혼 2021.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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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권, 시민권, 병역법 그리고 복수국적

한국 최고의 톱스타였던 유승준이 병역 스캔들에 휘말려 몰락하는 과정은 당시 유승준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큰 충격이었어. 많은 유승준의 팬들이 그냥 눈 딱 감고 군대만 갔다 왔으면 되는데 왜 그런 판단을 했는지 아쉬워하기도 했고 분노하기도 했었지. 20년이 지난 지금 한국은 아직도 유승준을 입국 금지하고 있고 유승준이 이에 반발하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어

나 역시 과거 유승준의 팬이었고 그가 병역을 이행하지 않은 것에 아쉬움이 남아. 그래서 유승준 사태가 재점화된 시점에 이런저런 의견들을 나누게 되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들이 주목하는 부분적인 정보를 진실이라 주장하며 전체적인 사건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 그래서 나름대로 이번 사건을 정리하고 내 의견도 남겨보려고 글을 쓰게 됐어

유승준 사태를 알기 위해서는 영주권과 시민권에 대해서 알아야 하고 병역법 적용 대상에 대해서도 알아야 해. 그래야 유승준이 시민권을 딴 것이 왜 논란의 대상이 된 것인지 알 수 있으니까. 지루한 이야기지만 전체적인 흐름을 알기 위한 정보니까 최대한 간략하게 설명해볼게. 나도 이번 일을 계기로 검색해서 알게 된 정보들이라 양이 많지는 않아

영주권은 취업비자나 학생비자보다 높은 등급이라 생각하면 돼. 한번 취득하게 되면 10년 주기로 갱신한다는 전제하에서 계속 미국에 거주할 수 있지만 범죄와 같은 특별한 사유가 있을 경우 영주권을 박탈당하고 추방당하게 돼. 시민권은 우리가 알고 있는 국적과 비슷한 개념이라 생각하면 돼. 다시 갱신할 필요가 없고 범죄와 같은 특별한 사유가 있더라도 시민권을 박탈당하지 않고 추방 당하지도 않아

이런 시민권을 유승준이 취득한 것이 왜 문제가 되는 것일까? 병역법은 "제3조(병역의무) ① 대한민국 국민인 남성은 헌법과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병역의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한다"라고 명시되어 있어. 대한민국 국적의 남성만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는 대상인 것이지. 유승준이 미국의 시민권을 취득해도 한국의 국적을 버리지 않으면 한국 국적의 남성이니까 그냥 병역을 이행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거야

그런데 한국은 기본적으로 복수국적을 허용하지 않아. 국적법은 "제15조(외국 국적 취득에 따른 국적 상실) ①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자진하여 외국 국적을 취득한 자는 그 외국 국적을 취득한 때에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한다"라고 명시하고 있어. 그래서 유승준이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자 자동적으로 한국 국적이 소멸된 거야

그렇다면 유승준은 왜 자신의 한국 국적이 소멸될 것을 알면서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것일까?

 

 

유승준 병역 스캔들은 어떻게 진행되었는가?

일단 유승준의 행동에 대해서 개인적인 견해를 이야기하기 전에 유승준의 병역 스캔들 진행과정에 대해서 최대한 가감 없이 쭉 나열해보려 해. 전체적인 진행상황에 대해서 알고 난 후에 어떤 부분을 부각할지 이야기하고 부각한 부분에 대해서 의미를 부여할지 말지에 대해서 논의하는 것이 순서니까. 이런 과정이 없다 보니 의미 없는 혼돈의 도가니만 계속되는 것 같았어. 그럼 시작해 볼게

유승준은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갔었어. 그 당시 유승준과 가족들은 영주권 취득 후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었어. 그랬던 어린 시절 유승준은 자신이 춤과 노래에 소질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꿈을 펼치기 위해 한국에서 가수로 데뷔하게 됐어. 이 무렵 유승준은 미국 정부에 시민권을 신청한 상태였고 시민권이 발급되면 한국 국적은 자동으로 소멸되면서 병역의 의무 또한 자동으로 소멸되는 것이었지

그렇게 미국에 시민권을 신청했던 유승준은 갑자기 병역을 이행하겠다 발표했고 신검을 받으며 스스로 병역의 의무를 짊어진 거야. 병역을 이행하겠다 발표했던 유승준은 병역으로 인한 리스크가 부담되기 시작했고 시민권 취득 일정에 차질이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됐어. 하지만 유승준이 병역이행을 위해 신체검사를 받은 시점부터 법적으로 병역의무 대상자가 되었던 거지

상황이 복잡해지자 유승준은 병무청에 공연을 목적으로 출국 허가를 받고 일정을 소화하던 중 미국으로 가서 시민권을 취득하여 한국 국적과 병역 의무를 소멸시켰어. 병무청은 그러라고 출국허가를 시켜준 것이 아니라고 크게 반발하면서 유승준의 입국 금지를 요청했어. 병무청 입장에서 유승준의 출국을 허가해준 것은 공연의 목적이었지 미국 시민권 취득이 아니었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인데 이것은 유승준이 편법을 사용했다는 주장이지 불법을 저질렀다는 주장이 아니야

유승준은 불법을 저지르지 않았지만 편법을 사용했던 것이 맞기 때문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고 그런 유승준을 병무청은 용서하지 않았지. 그렇게 20년이 흘렀어. 그동안 병무청은 유승준의 입국 금지를 계속 연장해왔고 국회에서는 유승준의 이름을 딴 법을 만들려 하자 유승준이 반발하고 나섰어. "법적인 근거 없이 20년 넘도록 입국 금지한 것은 인권침해의 소지가 있고 불법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 유승준의 주장이야

20년 동안 자신의 과오에 대해서 반성했는데 법적 근거 없이 행정부인 병무청이 사법부에 입국 금지 요청을 지속하는 것도 모자라서 자신의 이름까지 딴 법을 만들려 하는 것은 가혹한 인권침해라는 주장이지. 병무청은 유승준의 주장에 유승준은 병역기피자가 맞다며 반박했고 유승준은 행정부가 사법부에 20년 동안 입국 금지한 것도 지나친 편법이라며 반박하고 있는 상황이야

여기까지가 지금까지 유승준 병역 스캔들 진행상황이야. 나름대로 최대한 빼거나 더하지 않고 일어났던 일들 위주로 양쪽의 의견을 서술하려 노력했지만 빼먹은 부분이 있을 수도 있으니 댓글로 남기면 참고할게

 

 

유승준에게 병역은 선택이었다

영주권, 시민권, 병역법, 국적법에 대한 정보부터 사건의 진행상황까지 내 의견을 밝히기 전에 잡설이 너무 길었어. 그런데 전체적인 상황을 알아야 부각할 부분이 보이고 각자가 생각하는 부각할 부분을 조합해서 결론을 만들어가는 것이 올바른 토론이라 생각해. 전체를 알고 부분을 부각하는 것과 아는 부분에 대해서만 주장하는 것은 다른 거잖아

나름대로 전체적인 사건의 흐름을 알아보았고 그중에서 가장 부각해야 할 부분은 유승준에게 병역은 선택이었다는 것이라 생각해. 유승준이 미국의 시민권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편법을 쓰게 된 이유도 병역을 이행할 필요가 없던 유승준이 굳이 병역을 이행하겠다는 의견을 밝혔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잖아. 물론 유승준이 편법을 사용해서 미국의 시민권을 취득한 것이 잘못이 아니라는 주장은 아니야

유승준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며 한국과 팬에게 용서를 구했어. 무려 20년 동안 사과해왔고 국가가 그런 사과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을 넘어 유승준의 이름이 들어간 법을 만들려 하자 반발해서 사태가 커진 거지. 20년 동안 사과했으면 받아줄 만한 것 아닌가? 내가 유승준의 잘못을 너무 과소평가하는 건가? 그런데 이 모든 사태는 유승준의 선의에서 비롯된 거잖아

유승준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편법을 이용한 미국 시민권 취득을 부각하고 있는 거잖아. 그런데 톱스타였던 당시의 유승준이 병역을 이행한다는 것은 엄청난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건데 병역이 선택인 입장에서 굳이 병역을 이행하고 싶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승준은 자진해서 병역을 이행하겠다 밝혔고 그 후 병역에 대해 고민하다 편법을 사용해서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거잖아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내가 이사를 가는데 친한 친구가 이사를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약속을 취소했다 가정해보자. 그런데 주변 사람들이 약속을 취소한 일로 친구에 대한 험담을 한다면 내가 취해야 할 행동은 뭘까? 주변 사람들과 같이 친구를 험담하는 것일까? 친구를 적극적으로 변호하는 것일까?

유승준은 국가를 위해 헌신하려 했다 철회하는 것으로 엄청난 이미지 타격을 입었어. 그렇다면 당시 한국은 유승준이 입은 이미지 타격을 걱정해서 병역의 의무가 없었음에도 지원했다가 고심 끝에 철회한 것에 대해서 고마웠다는 평가로 유승준의 이미지 타격을 걱정하는 것이 이치에 맞는 것 아닌가? 하지만 한국은 앞장서서 유승준을 매국노의 대명사로 만들어 버렸지

만약 앞에서 언급했던 미국 시민권을 얻기 위해 유승준이 쓴 편법을 언급한다면 나는 나에 대한 선의로 인해 내 친구가 편법을 쓰게 된 것에 대해 더 미안한 감정을 느낄 거라 생각해. 한국은 한국에 선의로 도움을 주려 했던 유승준의 행동을 철회하는 과정에서 편법을 썼다는 이유로 20년 동안 가혹하게 비난해왔어. 물론 법이라는 것이 강제성이 있기 때문에 사적이거나 감성적인 부분은 배제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어

하지만 20년 동안 매도하고 비난한 것은 해도 해도 너무한 거야. 선의로 시작된 일에 앙심을 품고 오랜 기간 적개심을 보이는 것은 잘못된 일이고 이런 일을 개인이 아닌 국가가 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해. 이런 일이 한국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이 부끄러울 뿐이야. 각자의 시각과 가치관에 따라 유승준 병역 스캔들에 대한 입장이 다르겠지만 나는 국가가 유승준에게 사과하는 것이 맞다 생각해

 

https://www.youtube.com/watch?v=NLEpJJEhamI

"2001년 8월 7일 유승준은 대구에서 징병 신체검사를 받았다. 국외에 이주한 남자 연예인이 국내에 영리 활동을 목적으로 활동하며 60일 이상 머물 경우,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도록 하는 병역법령에 따른 것"

https://www.mma.go.kr/www_mma3/webzine/48/html/menu3-4.htm

앞으로는 국외이주자로서 국내에서 공연, 방송, 영화출연, CF촬영 및 경기참가 등의 영리활동을
하고 있는 연예인, 예술가, 체육선수 등은 국내체재 기간이 연간 합산하여 60일 이상일 경우
병역의무가 부과된다

2001년 여름호 병무지 통권 제 48호 중


인터넷에서 유승준의 병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유승준이 스스로 신검을 요청해서 받은 것이 아니라 병역법이 바뀌면서 입영대상자가 되었고 그래서 신검을 받게 된 것을 알게 됐어. 나는 유승준이 병역 대상자가 아닌데 입대를 자청해서 신검을 받은 것으로 착각했던 것이었지. 그래서 유승준을 옹호하는 입장이었지만 바뀐 병역법으로 병역을 이행해야 했고 그것을 기피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글을 수정하게 됐어

 

https://youtu.be/QhW701KO9sM?t=1090

"저는 1989년 제가 13살 때 이민을 왔구요 전가족이 모두 미국으로 왔어요. 저는 미국에 살던 사람이고 미국에 가족이 있고 한국에서 활동하다가 일이 끝나면 가족에게로 돌아와서 시민권 따서 사는 게 자연스러운 일 아닌가요? 여기에 무슨 꼼수나 편법이 있습니까? 합법적인 절차 아닙니까?"

https://youtu.be/QhW701KO9sM?t=1207

"그럼 다른 연예인들처럼 조용히 있다가 시민권 따면 됐잖아. 지금 그 문제 아니에요? 그럼 왜 군대 가겠다고 떠들고 다녔냐 경솔하게 간다고 했으면 약속을 지키지 가려고 했는데 개인적인 사유 때문에 차마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그래 약속을 지키지 못했어요. 약속 지키지 못한게 죄인가요?"

 

위와 같이 말을 했는데 교차검증을 해보니까 바뀐 병역법에 따라 병역 대상자가 됐으니 시민권 따는 것을 보류하고 병역을 이행하는 것이 맞았음. 일단 유승준을 비난하기 위해 언론사가 사실을 왜곡하여 과도한 마녀사냥을 했고 그것에 대응해 자신을 변호한 것은 알겠지만 자신을 과도하게 변호하면서 사실을 왜곡하면 안 되지. 진실을 밝힌다고 주장한 유튜브 동영상에서 너무 큰 왜곡을 한 거라 생각해 

그래서 유승준에 대한 동정이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20년이 넘도록 입국 금지를 하는 것은 너무했다 생각해. 유승준에 대한 평가는 팬들이 하는 것이 맞다 생각하고. 유승준이 편법을 썼다고 해서 국가도 편법을 쓰는 것이 맞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기 때문에 여전히 유승준에 대한 처벌은 가혹하다 생각해. 내가 유승준의 병역 기피에 대한 의견을 펼치면서 국가가 상식이 없다 생각했던 것은 잘 모르고 한 이야기가 되었고 법을 집행한 국가를 과도하게 폄하하는 실수를 했어

나름 최대한 알아보고 글을 쓰려했는데 그래도 보지 못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 씁쓸하네. 사법부에 일하면서 결론을 내리는 사람들이 존경스럽게 느껴진다. 하나의 결론을 내리기 위해 얼마나 많은 조사를 하고 생각을 할지 상상이 안가네...

어쨌든 내 생각은 유승준이 병역을 자청한 것이 아니라 해도 국가가 법보다 과도하게 집행하는 것에는 반대인 것은 그대로야. 다만 국가가 20년이 넘도록 입국 금지하는 것에 대해서 국가의 결정을 존중해야 하는 쪽으로 바뀌게 되었어. 국가도 나름대로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이고 존중하는 것이 맞다는 입장으로 바뀌게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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