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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을 찾아서/이름없는 별 하나

'반일종족주의'저자 이영훈 교수님이 독자에게 하는 말씀

by 윙혼 2019. 8. 16.

 

 

 

반일종족주의 목차를 봤는데 대부분 아는 내용이었고 긍정하는 내용이라 책을 구입하지는 않았어. 개인적으로 일제시대가 한반도의 근대화를 견인한 것은 기정사실이라 생각해. 조선도 나름대로 근대화를 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일본이 했던 노력에 비하면 조족지혈이었고 오래된 신분제도를 비롯한 관습들은 근대화의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었어. 일본이 없었다면 조선은 다른 비서구권 국가들처럼 스스로 근대화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아

그렇다면 일제시대를 돌이켜볼 때 일본에 무조건 고마워해야 하느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복잡하게 봐야 한다고 대답할 거야. 당시의 국제정세를 보면 강대국이 약소국을 침략해 주권을 빼앗은 후 다른 식민지를 만드는 발판으로 쓰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던 시절이었어. 일본의 입장에서 조선은 그런 열강에 편입되기 위한 시작점과 같은 곳이었어. 을사조약은 총칼을 앞세운 불공정 조약인 것이 확실해

한반도는 대륙으로 진출할 교두보였기에 조선이 일본에 협조하는 것은 일본 입장에서 필수적이었고 조선인들이 불만을 가지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야. 봉건 사회에서 막 근대화된 일본이 봉건 사회의 야만성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것이 드러난 적이 있었고 조선인을 우대한다는 일본인들의 불만이 폭발한 적도 있었어. 결정적으로 태평양 전쟁에서 열세에 몰리자 전후 조선인을 일본인과 동등하게 대우해 준다고 약속하며 강제징용을 하기도 했었지

일본이 조선을 근대화 한 것은 일본의 제국주의를 위한 것이었고 일본의 이익을 위해 한 행동이지만 그 과정에서 조선인들을 배려하려 노력한 것도 사실이야. 이 노력이 조선인의 정체성을 말살하여 일본인으로 편입시키려 한 것도 사실이고. 이것은 마치 동전의 양면과 같아. 한 면을 부각하기 위해 다른 한 면을 외면하는 것은 진실을 외면하는 거라 생각해

나는 한국인이기 때문에 일본이 조선인의 정체성을 말살하려 한 것을 부각하고 싶지. 하지만 일본인 입장에서는 일제시대가 조선의 근대화에 기여했고 일본의 통치는 온건했다는 것을 부각하고 싶을 거야. 그리고 양쪽 모두 사실을 기반으로 주장하고 있어. 둘 사이의 완전한 타협은 어렵지만 일본의 사과를 받아들이면서 동시에 일제시대의 긍정적인 면도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 생각해

그렇게 의견을 좁혀 나간다면 그때는 그랬었다고 서로 웃으며 일본인들과 일제시대를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올 거라 생각해. 지나간 일이고 사과와 배상을 받은 입장에서 그 후손들과 감정을 드러내며 싸우기만 한다면 서로가 손해야. 어차피 한국과 일본은 이웃일 수밖에 없거든. 나 같은 사람이 토착왜구라 불리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일본이 좋아서 편을 든다기보다 일본과 싸우는 것이 부질없는 과민반응이라 생각해서 그러는 것일 뿐이야

뭐 어쨌든 반일종족주의라는 책으로 인하여 한국인들이 일본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는 계기가 되면 좋겠어. 그리고 토착왜구라 불리는 사람들은 과거도 중요하지만 미래를 위해 손잡고 나가자는 사람들이지 한국을 배신하고 일본을 편드는 사람들이 아니라 말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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