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는 나이가 들면서 체력이 저하되고 있지만 여전히 산책을 좋아한다. 일자산으로 산행을 갈 때면 가방에 탑승하여 정상에 오른 뒤 귀소본능을 이용하여 운동량을 늘려주고 있지만 그것도 점점 힘들어 하는 것 같다. 자전거를 통해서 활동 반경을 넓혀주는 방법이 있지만 새로 이사 온 곳은 자전거를 둘 장소가 없어서 난감하던 상황이었다. 집 안에 자전거를 둘 공간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럴 상황도 아니고 해서 접이식 미니벨로 중 유명한 모델들을 물색해 보는데 다들 가격이 만만치 않다
다혼, 브롬튼, 스트라이다 등등 신뢰도가 높은 모델들은 하나같이 너무 비쌌다. 접이식이라 신뢰도가 중요하다 생각했고 결국 중고를 알아보던 중 스트라이다가 싼 가격으로 나온 것이 있어서 구매하게 되었다. 연식이 오래된 물건이었지만 스트라이다라는 자전거가 어떤 것인지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생각으로 구입했다. 처음에는 앞에 탈착식 바구니를 달아서 루비와 같이 다니려고 했지만 자전거를 접는데 방해가 될 수 밖에 없어서 포기하고 등에 매는 강아지 전용 가방을 구입했다
두 달 가까이 스트라이다를 타 본 소감은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는 자전거라는 점이다. 쉬운 접이 방식과 차지하는 공간이 좁다는 점은 매우 큰 장점이다. 허리를 꼿꼿이 새우고 타서 편안한 포지션을 보장해 주는 것도 좋았다. 체인이 아닌 벨트를 사용하는 것 역시 장점으로 느껴진다. 다만 벨트라서 기름칠을 해주지는 않지만 타다 보면 상당히 큰 잡음의 원인이 되므로 주기적으로 양초를 발라줘야 한다. 기름칠을 하지 않아서 바지에 기름 때는 묻지 않지만 고무 벨트에서 나오는 이물질은 묻을 수 있다. 물론 기름 때에 비해서 쉽게 세탁 되어서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스트라이다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던 중 스트라이다는 조향성이 나쁘다는 말을 듣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막상 타보면 다른 자전거와 비교해 조향성이 정말 좋지 않다. 타다 보면 적응되기는 하지만 그 차이가 생각보다 크게 느껴질 것이다. 스트라이다의 구조 상 뒷바퀴에 극단적으로 무게가 쏠릴 수 밖에 없는데 앞바퀴는 보조적인 성향이라 저속 운행 시 급격하게 조향성이 나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보행자 사이로 끼어드는 주행은 되도록 자제하는 것이 좋다
이런 스트라이다의 단점이 장점으로 승화 되는 경우도 있다. 뒷바퀴에 실질적인 무게가 실리고 바퀴가 작기 때문에 초반 스타트가 매우 쉬워서 적응만 된다면 도심 주행이 매우 쾌적하게 느껴진다. 애매하면 멈춰서 기다리다 출발하거나 정말 애매한 상황이면 접어서 들고 주행하기 좋은 곳으로 이동하여 주행하면 된다. 바퀴가 큰 자전거만 타다 미니벨로를 타 보니 미니벨로의 매력이 매우 크게 느껴졌고 미니벨로 중에서도 스트라이다는 정지 후 출발이 매우 쾌적한 모델이다
하지만 구조 상 노후 되면 잡음이 나올 수 밖에 없고 시속 10Km 초, 중반으로 가까운 거리를 이동하는 것에 최적화 되어 있다는 점은 태생적 한계인 듯 하다. 오래되어 군대 군대 균열이 가 있는 모델이라 전 주인이 1년 정도는 탈 수 있을 것이라 말해서 대리고 왔는데 짧은 시간이지만 정이 들어 버리는 듯 하다. 이번 스트라이다를 구입하며 얻은 교훈은 앞으로 자전거는 절대 새 제품을 사야겠다는 것이다. 삐걱대며 곳곳에 균열이 보이는 녀석을 보니 애잔한 마음이 든다. 부디 오랫동안 루비를 대리고 이 녀석과 같이 라이딩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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