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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을 찾아서/이름없는 별 하나

위안부 협상을 받아 들이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운 이유

by 윙혼 2016. 1. 16.

위안부 협상 정리를 한 글을 썻더니 기대 했던 대로 황당한 댓글들이 많이 달리더라. 글을 읽지도 않고 어디서 퍼온 글을 복사해서 붙여 놓고 자신은 정의의 대변인인 양 행세하는 사람도 있고 욕을 도배한 사람도 있었어. 한국 인터넷 문화 특성 상 첫 댓글이 분위기를 주도하는 경향이 짙어서 다 지워버렸는데 개인 블로그에서 욕을 하는 것은 특정성, 공연성, 모욕성 세가지가 모두 충족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해. 왠만하면 그냥 삭제할 거고 수위가 지나치다 싶으면 신고할거야. 이건 감안해 줬으면 해


한국에서 위안부 문제를 접근 하면서 일본을 절대악으로 규정하지 않으면 마녀사냥을 당하는 현실에서 이런 글은 쓰는 것이 쉽지는 안잖아. 그냥 이런 의견이 있다는 정도로 봐 줬으면 좋겠어. 무조건 일본이 절대악이라고 확신한다면 그냥 읽지 말고 가 줬으면 해. 지금부터 내가 쓸 글은 어떻게 보면 일본을 위한 변명일 수도 있어. 하지만 위안부에 대해서 일본의 죄는 어디서 부터 어디 까지이며 왜 우리는 일본을 비난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 한번 즈음 생각해 보고 싶은 사람은 내 글을 읽어봐 줬으면 좋겠어. 그럼 시작해 볼게



일제시절에도 남아있던 백정각시 놀음을 들어 본 사람도 있을 거야. 무려 1910년 당시도 존재했던 일이지. 소학교 운동회 날 백정의 부인이던 한 여성이 초등학생 딸을 대리고 운동회에 참가했었어. 그런데 그 여성을 딸과 딸의 친구들과 친구들의 부모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옷을 찟고 올라타서 고기를 내놓으라며 소리쳤던 사건이 있었어. 그 여성은 집에 돌아와 목을 매서 자살했다고 해. 시간이 지나면서 없어졌지만 지금으로 무려 한 세기 전 까지도 이런 미개한 풍습이 존재했다는 것은 충격 일거야


우리는 역사를 볼 때 시대의 특수성을 간과하고는 해. 물론 특수성을 감안해서 당시의 이상했던 행동에 무조건 면죄부를 주자는 것은 아니야. 다만 현대인의 시각으로 당시의 잘못을 무작정 비판하며 마녀사냥 하기 보다는 그런 일들이 왜 일어났는지 알아 본다면 지금의 시각으로는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왜 일어났는지 알게 되고 조금은 더 중립적으로 그 일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해 


우리는 항상 일본의 위안부를 비난 하지만 위안부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려고 하는 사람은 드문 것이 사실이야. 그냥 일제 시절 조선인들 끌고 가서 일본군의 성노리개로 쓰였던 것이 위안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그래서 위안부는 왜 생기게 되었고 어떠한 시스템으로 운영 되었는지 위안부 시스템이 문제가 되는 이유가 무엇 인지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려 해



일본은 한국과 중국처럼 유교 문화권 이지만 섬나라 특유의 고립된 특수성 때문에 성에 대해서 개방적이고 오래전 부터 공창제를 운용해 온 나라였어. 그리고 잦은 내전으로 전쟁 시 위안부를 일선 군인들을 위해 운용해 왔어. 군인을 위한 성매매라는 것은 전세계 적으로 일반적인 것이지만 국가 혹은 군이 직접 개입해서 성매매에 관여한 사례는 극히 드문 사례야


일부 일본인들은 위안부는 돈을 받고 성매매를 하던 매춘부일 뿐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야. 진주만 공습 이전은 일본이 무리하게 전선을 확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2차대전 이전의 위안부들은 다른 성매매 여성들과 큰 차이 없는 환경에서 생활했다고 보여지고 피해자들의 증언도 2차대전 이후에만 있는 것으로 봐서 위안부 문제는 진주만 공습 이전과 이후를 분리해서 봐야 해


일본은 진주만 공습 이후 동남아로 전선을 확대 하면서 많은 군인들을 뽑았고 그 군인 만큼의 위안부도 뽑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 잡혀 있었어. 그래서 조선에서도 상당수의 위안부를 모집했어. 당시 조선에서는 민간에 위탁하여 위안부를 충당하게 했는데 이 민간에서 취업사기, 인신매매와 같은 불법적인 방법까지 동원하여 위안부를 동원했고 이로 인해 많은 피해자가 생겨나게 되었어. 그렇다고 자발적으로 갔다고 해서 위안부의 피해자가 아닌 것이냐? 그건 아니지



왜 아닌지를 알려면 위안부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 위안부는 일본군이 이동 하면서 같이 이동할 위안부의 규모와 이동 장소를 군이 통제했어. 그런데 그 위안부를 관리하던 것은 일본군이 아닌 민간인이던 성매매 업자들이야. 일본이 간과한 것은 군과 경찰의 업무가 메이지 유신 이후 그러니까 봉건사회에서 근대사회로 전환 된 이후 분리가 되었다는 거야. 최전방의 전선은 경찰의 공권력이 미치기 어려운 곳 일수 밖에 없잖아. 그래서 군이 경찰의 역할을 대신해야 하지만 민간인을 상대로 헌병의 활동은 상당한 제약이 따를 수 밖에 없어


더군다나 진주만 공습 이후 동남아의 전선은 일본군이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넓었고 변화무쌍하게 수시로 전황이 바뀌기 까지 했어. 일본 헌병이 민간인이던 성매매 업자들의 행동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었고 이 과정에서 많은 인권유린 사태가 일어나게 되. 인터넷에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탈출하려 했다는 이유로 몸에 잔인한 문신을 새긴 일을 자행한 것은 당시 위안부를 관리하던 성매매 업자들이지 일본군이 아니였어. 오히려 이런 피해자를 일본군 장교가 보호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였다고 해


한국에서 요즘도 문제가 되고 있는 섬노예 문제 있지? 그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되. 고립되어 공권력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서 상하로 계급이 나뉜 환경에 처해진다면 인권유린 사태는 일어날 수 밖에 없어. 이것이 당시 일본군이 의도한 바는 아니야. 당시 인권유린의 주체는 위안부를 관리하던 민간인 신분의 성매매 업자들 이였고 그런 성매매 업자들을 관리할 책임이 일본군에 있었지만 일본군이 본국과 먼 타지에서 광범위하고 복잡한 전선 속의 위안부를 운용한 경험이 없었고 그런 상태에서 인권유린을 방치한 결과가 우리가 알고 있는 위안부 문제야



한국의 경우 민간이 위안부 모집을 했다고 했잖아. 일본의 경우는 더 심각해. 일본은 공창제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이 공창제 속에서 성매매로 종사하는 여성들 중 상당수가 전차금 때문에 종사하고 있었다고 해. 전차금이란 성매매 업주가 딸의 부모에게 돈을 빌려주고 딸이 그 금액 만큼 돈을 갚을 때 까지 성매매를 시켰는데 이때 부모에게 빌려준 돈을 전차금이라 불렀다고 해 


진주만 공습 이후 일본군은 성매매 업주에게 군자금을 전차금으로 주도록 해서 해당 여성들을 위안부로 끌고 갔어. 이들 역시 조선인 위안부 피해자들 처럼 열악한 환경에서 상처받은 위안부 피해자들이야. 이들은 일본군이 공창제를 악용하여 위안부로 끌고 갔기 때문에 이것을 자의적이라 보는 것은 무리가 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는 자유의사로 돈을 벌기 위해 일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비아냥을 듣고 있어


갑자기 일본인 위안부 피해자를 들먹이면 일본인 위안부로 물타기를 한다고 하겠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당시 일본이 조선인을 가축처럼 생각해서 위안부로 끌고 가 성노리개 취급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싶은 거야. 당시 일본은 군인의 성적 욕구를 풀 위안부는 필수라고 생각을 했었고 일본인, 조선인을 가리지 않고 위안부로 보냈고 이들 모두 우리가 신경 써야 할 피해자라는 거야



지금 위안부 문제가 한국 대 일본이라는 국가와 국가의 대립구도로 가고 있는데 이건 잘못된 거야. 일이 이렇게 된 것은 일본이 자신들의 치부를 숨기는데 급급해서 자국내의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정면으로 돌파하기 보다는 피해자들을 근거 없이 국가 탓을 하는 염치없는 사람으로 몰아서 사실을 숨기는데 급급했기 때문이야. 그 여파가 한국의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까지 미친 것도 없지는 않아


하지만 한국도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 너무 감정적으로 접근해서 일본은 절대악이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본이 자국내의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한 후에 같은 방식으로 한국의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접근한다 해도 한국이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는 않았다고 생각해


지금 양국의 국민들은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상처를 보듬어 주는 것 보다는 자신이 속한 국가에 빙의해서 감정적인 접근에 더 열을 올리고 있어. 그러면서 상당수의 일본 국민들이 피해자들을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 성매매를 한 여성 취급하고 반면에 상당수의 한국 국민들은 일본을 절대악으로 규정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고 그로 인해서 서로 간의 악감정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야. 그래서 이번 양국이 위안부 협상에서 내린 결과를 서로가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고



위안부 문제는 일본과의 과거사를 풀기 위한 시작점이고 한국도 일본이 절대악이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조금은 객관적인 시각에서 과거사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그 과정에서 시대의 특수성을 얼마나 감안할 것 인지에 대해서는 우리끼리 그리고 일본의 국민들과 앞으로도 많은 논의를 해야 하겠지만 확실한 것은 당시 위안부 피해자들이 당했던 인권유린 사태는 일본이 원해서 일어난 것이 아니였고 일본의 조선인 차별 때문에 생긴 일도 아니였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야


양국 국민들 모두가 자신의 국가에 빙의해서 자존심 싸움을 하던 것을 멈추고 기존의 접근 방식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위안부 문제를 접근해서 답에 도달하는 방법을 모색 해야만 해. 그렇지 않는다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계속 쇠약해 질 것이고 살아있는 동안이 아닌 그분들이 돌아가신 후에도 위안부 사태에 대해서 마무리를 짓지 못할지도 몰라


어느 정도 까지 시대의 특수성을 감안할 것 인지에 대해서는 개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달라질 수 밖에 없겠지만 지금처럼 감정싸움에 집중하기 보다는 문제의 본질에 대해서 알고 본질적인 접근을 하려는 노력을 한다면 이러한 난제도 풀 수 있을 거라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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