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서문은 '당신은 돈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돈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시는 사람은 이 책을 읽지 마십시오'라는 도발적인 문구로 시작해. 나는 돈을 버는 수단보다 유태인과 중국인의 상업 철학 차이가 궁금해서 읽었거든. 약간 가벼운 생각으로 접근했고 유태인에 대한 부분은 그렇구나 정도로 넘어갔는데 중국인에 대한 부분은 내가 생각했던 중국인과 다른 부분이 많아서 재밌게 읽었어
중국인이라기보다는 화교에 대한 내용이었고 읽으면서 한국인이 생각하는 중국인은 일부분에 불과하고 화교까지 포함해서 중국인으로 봐야 급부상한 중국에 대해서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게 됐어. 단순한 호기심으로 읽었는데 생각보다 여운이 깊게 남아서 감상평을 끄적여볼까 해
유태인은 오랜 기간 국가 없이 떠돌아다녔지만 민족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토착민들보다 나은 직업과 소득을 가지면서 핍박받은 민족이야. 핍박으로 인해 특정 국가에 오래 머무르지 못한 경우가 종종 있었고 그로 인해 현금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남을 쉽게 믿지 못하는 특징이 생기게 된 것 같아
그런데 기술과 사회가 발전할수록 법과 제도가 복잡해지고 상대방과의 의견을 교차 검증하여 확실한 소통을 하는 것이 중요해지잖아. 사회가 발전할수록 유태인의 신중한 특징이 장점으로 발현되는 거지. 더불어 세계 각지에 흩어져서 정보를 공유하는 유태인들이 물건의 시세를 공유하며 무역업에 뛰어들면서 돈 잘 버는 사람들이라는 인식이 굳어지는 것 같아. 오랜 기간 금융업에 종사하며 돈의 본질을 파악해서 후손들에게 학습시킨 것들도 크게 영향을 미친 것 같고
유태인에 대한 내용들은 평소에도 접하던 내용이라 크게 놀라운 내용은 없었던 것 같아. 돈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상인의 마음가짐에 대한 내용들도 많지만 나는 그쪽은 크게 관심이 없어서인지 그렇구나 정도로 넘어갔어. 그런데 중국인에 대한 내용을 읽으면서 내가 생각하는 중국인과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어
이 책에 나오는 중국인은 신중하고 남을 배려하며 유머감각이 있는 사람들이야. 내가 생각하는 중국인은 자신들이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고 이것을 진지하게 표현하는 사람들이거든. 내 생각과 책의 내용이 너무 다른 거야.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조선시대부터 비단장수 왕서방이라는 인식이 있을 정도로 중국인들은 상업에 능통한 사람들이잖아
혼란스러운 생각은 뒤로 하고 책을 읽어나가면서 이 책에서 말하는 중국인은 화교를 말하는 것이고 본토의 중국인과는 많이 다른 사람들이라 생각하게 됐어. 한국은 화교의 수가 상당히 적은 국가지만 일본만 해도 많은 화교들이 거주하고 있어. 이 책은 일본인이 일본 및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화교들의 상업 철학을 관찰한 내용이고 그래서 내가 생각하던 중국인과 차이가 있는 거였어
화교들은 중국이 아닌 타지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본토의 중국인과 달리 이념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중국과 대만 사이에서도 중립을 지키면서 자신들의 이익에 충실한 것 같고. 자신과 다른 사람들이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가지도록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차이는 유머로 메우고 같이 이익을 추구하는 성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
중국은 국가가 들어서도 오랜 기간을 버티지 못하고 다른 국가가 들어서는 것의 반복이었고 주변국으로 진출해 상업에 종사하던 화교들은 국가보다 자신들의 커뮤니티를 중시해왔던 것 같아. 덕분에 본토인들과 다르게 융통성 있고 느긋하며 유머러스한 사람들이 된 것 같아
중국 본토인들은 고립을 자초하고 있지만 세계를 무대로 활동했던 화교들이 중국으로 돌아가 지금 중국이 부족한 부분을 채우게 된다면 중국은 제2의 도약을 할지도 몰라. 이런 생각을 했더니 중국은 아직 잠이 덜 깬 거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오싹해지더라고
중국 본토인과 화교, 서로 너무 달라서 장점만 섞이기는 어렵겠지만 내가 알던 중국인이 일부였고 화교도 중국인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시야가 조금 더 넓어졌다는 생각이 들었어. 이것 외에 상인으로서의 철학에 대한 내용도 많은데 내가 장사를 해본 적이 없어서 그 부분들은 그냥저냥 넘어갔어
장사를 시작하려는 사람이거나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 부분도 재밌을 거 같아. 어쨌든 오래간만에 재밌게 읽은 책이라서 감상평 써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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